유대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인 안식일을 어겼다고 주님과 제자들을 비방하는 바리새인들에게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예수님은 최후변론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 봅니다.
첫째, 안식일은 짐지는 것이 아니라 복을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주님과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에서 이삭을 따서 먹은 것에 대해서 바리새인들이 정죄하였습니다. 율법은 안식일에 일과 노동을 금하였습니다. 바리새인들은 일과 노동을 세부적으로 정의하며 규정들을 만들어 안식일 준수를 강조하였습니다.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이삭을 먹은 것을 그들은 비난하였지만, 율법은 가난한 이웃과 나그네가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하는 행위에 긍휼을 베풀었습니다. 안식일이 일과 노동으로부터 자유하게 하는 쉼이 아니라 자유을 억압하는 짐이 되게 하는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안식일은 창조주가 인생에게 베푸시는 복과 자유를 말합니다. 창조주와 주님은 안식일이라고 일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게 복을 베푸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굶주림을 면하기 위하여 제사장만이 먹을 수 있는 거룩한 떡(진설병)을 먹었음을 예로 들며 변호하였습니다. 제사장은 안식일에도 성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제사장과 성전보다 더 큰 존재로서 굶주린 인생을 위하여 풍족하게 하고 지친 사람을 쉬게 하시는 분이라고 선포합니다. 믿음생활은 인생을 가난하게 하거나 억압받도록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요하신 주님이 가난하게 되어 우리를 부요하게 하신 것처럼, 부요하게 된 우리도 가난하게 되고 낮아져서 형제를 섬기는 것입니다. 안식일이나 규정, 제도의 준수 여부로 믿음의 자유와 풍족함을 판단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는 인생의 풍요로운 자유와 쉼이 안식일의 정신입니다.
셋째, 안식일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두 번째 안식일 이야기는 회당에서 주님께서 손마른 사람의 병을 고친 것입니다. 바리새인은 안식일에 병고치는 일을 하는 주님을 책잡으려 했습니다. 주님은 안식일에 선을 행하고 생명을 구하는 일이 더 옳은 일이라 선포하였습니다. 악을 행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이라 말씀하는 것입니다. 악을 행하지 않는 소극적 안식일보다는 선을 행하는 적극적 안식일이 되어야 합니다. 코로나의 재난에서 소극적으로 움추려 사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적극적으로 감사하고 기도하고 모이고 예배하고 섬기는 것이 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낙심과 실족보다는 더 옳은 일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