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2장에는 초기 교인들의 신앙고백이 담긴 찬양시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카톨릭 교회에서 기도문으로 사용되는 성모송을 기초로 하여 만들어지고 애창되는 Ave Maria는 천사 가브리엘과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한 축복문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두 여인 엘리사벳과 마리아의 이야기는 믿는 자의 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첫째, 연약한 처녀 마리아는 말씀의 복을 받았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은혜를 입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라고 축복하였을 때, 마리아는 하나님의 거룩한 은혜를 체험하며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믿음을 보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부르심에는 두려움과 함께 인생을 바꿀 만한 거룩한 매력이 느껴집니다. 종교철학자 루돌프 오토는 원초적인 두려움의 감정에서 ‘거룩함’의 의미를 찾았습니다. 비천하고 평범한 마리아에게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은 마리아의 인생에 복이 되었습니다.
둘째, 늙은 엘리사벳은 긍휼의 복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잉태한다는 소식에 마리아는 믿으면서도 또한 연약한 10대 소녀가 가지는 걱정과 염려가 있었습니다. 정혼자 요셉, 부모, 동네 사람들로부터의 비난과 정죄였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역사라는 사실을 증거하기 위해 늙은 친척 엘리사벳이 임신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마리아는 즉시 일어나 유대 땅 엘리사벳의 집으로 먼 여정을 떠나고 엘리사벳을 만나게 되었을 때, 그녀는 마리아와 그 태를 축복합니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가출한 10대 소녀의 임신을 성령으로 충만하여 축복하는 엘리사벳을 통하여 하나님의 역사를 실감합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태에 있는 예수를 ‘주’라고 최초로 고백하며, 자신의 태에 있는 아들 요한이 주님의 존재를 보고 기뻐하며 뛰노는 것을 느낍니다. 늙은 나이에 잉태하여 부끄러워했던 엘리사벳은 하나님의 긍휼로 노년에 큰 행복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셋째, 믿는 자는 믿음의 복을 누리게 됩니다. 엘리사벳은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다’(눅 1:45)고 마지막으로 축복했습니다. 이 축복은 믿음의 복을 강조합니다. 신앙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비천한 자신의 인생에 말씀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믿으며 만세에 복이 있는 여인이 되었음을 찬양하게 됩니다. 두 여인은 함께 3개월을 보내며 말씀에 대한 확신과 구원의 은혜를 태교처럼 나누었습니다. 복된 여인들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