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영웅 이야기를 우리가 들어야 하지만, 칭송되지 않은 영웅(unsung hero)의 이야기도 들어야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친근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의 동역자로서 그런 사람들이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입니다.
첫째, 이들은 위로의 동역자였습니다. 바울이 쾌락과 탐욕의 도시 고린도에 홀로 왔을 때, 로마에서 건너와 천막을 만드는 생업을 함께 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로부터 위로를 받았습니다. 함께 회당사역을 하며 그들은 신앙적으로 성숙했고, 후에는 바울의 선교사역에 동참하기 위해 일터와 보금자리를 떠나 믿음의 길을 갔습니다. 에베소교회, 로마교회를 섬기며 바울의 평생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바울의 편지에 등장하는 다른 동역자들만큼 칭송되거나 인정받지 못했지만 바울은 그들 평생의 헌신에 이방교회 교인들과 함께 깊은 감사를 했습니다(롬 16:4).
둘째, 이들은 부부로 섬긴 가정사역자였습니다. 부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의 이름은 성경에 7번 등장합니다. 그중에 5번은 아내 브리스길라가 아굴라보다 먼저 언급됩니다. 아마 바울의 양육을 받으며 브리스길라는 더 성숙해 가며 사역의 은사를 발휘했을 것입니다. 바울의 편지 말미에 언급된 문안인사에서 바울은 늘 가정을 교회로 만들어 섬기는 부부의 헌신에 감사합니다. 에베소와 로마에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자신의 집을 손님접대와 예배와 기도의 처소인 교회로 만듭니다(롬 16:5; 고전 16:19). 이 가정사역에 있어서 여인 브리스길라의 은사와 헌신이 컸기에 그녀의 이름이 남편보다 앞섰던 것이었습니다. 당시 사회와 문화적 분위기를 거부하면서 아내의 역할을 존중하고 외조하던 아굴라도 비범한 남편이었습니다.
셋째, 이들은 일꾼을 양육한 제자였습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유대인 크리스천 아볼로를 에베소에서 만나서 그가 회당에서 주의 도와 예수를 전하던 것을 들었습니다. 성령세례를 모르고 세례요한의 물세례만을 알고 있던 그를 집에 데려와 바울에게서 배운 예수의 복음으로 가르치고 양육했습니다. 후에 아볼로가 고린도에 가서 사역할 수 있도록 추천서를 쓰고 큰 일꾼이 되도록 도왔습니다. 아볼로는 빛났지만 부부는 빛나지 않은 unsung hero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나라에는 이들도 빛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궁창의 별처럼 빛나고(단 12:3), 하나님 나라의 생명책에 기록되었고(빌 4:3), 첫째 부활에 참여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천년 통치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계 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