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주일입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의 역사는 공의의 심판이 있는가 하면, 믿는 백성에게는 구원이 실현되는 두 측면이 있음을 말합니다. 모든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을 전하는 제3이사야서(56-66장)에는 특별히 하나님의 존재를 ‘아버지’라 선포합니다. 아버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자녀는 알아야 합니다.
첫째, 아버지는 분노합니다. 63장에서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불렀던 분이 예수님입니다. 주님은 아들로서 아버지의 뜻과 일을 행하며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사셨습니다. 구원사역을 마치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를 세상에 나타내기 위해 사역하셨고, 우리가 아버지의 이름과 뜻을 따라 사는 자녀가 되도록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출애굽의 이스라엘 민족을 멸시하고 박해했던 에돔에 대한 심판으로 같은 조상(아버지)을 가진 형제의 악한 모습에 분노한 하나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가 자녀들의 잘못된 모습에 분노하여 징계의 손을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진정한 사랑을 가진 아버지는 백성의 잘못에 분노함으로 바른 길로 인도합니다.
둘째, 아버지는 늘 함께합니다. 이사야는 하나님께서 아버지의 자비와 사랑으로 큰 은총을 이스라엘 집에 베푸신 것을 증언합니다(63:7). 이스라엘 역사를 통하여 늘 함께 하셨지만, 자녀된 그의 백성은 하나님 아버지가 함께하지 않은 것처럼 여겼습니다. 그들의 죄로 불행 당했을 때, 하나님이 버리신 것처럼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늘 함께하였습니다. 하나님을 거역했을 때 성령은 근심하였고 슬퍼하였습니다. 불행에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고 탄원하였지만, 그들의 존재가 하나님의 함께하심이었습니다. 세상에 오신 주님의 존재가 임마누엘입니다. 오늘 여기 우리와 함께 하는 아버지입니다.
셋째,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불행과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하나님이 우리를 잊고 버린 것처럼 탄원합니다. 그런 인간의 목소리가 성경에 많이 나옵니다. 십자가 상의 주님의 첫 외침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탄식입니다. 세상의 부모 중에는 자녀를 버리는 그런 부모가 있지만, 하나님은 그 자녀된 백성을 잊거나 버리지 않습니다(사 49:15). 둘째 아들이 타국에서 재물을 탕진하고 거지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그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이 아버지가 바로 하나님 아버지입니다. 십자가에서 마지막 주님의 음성은 아버지 하나님께 아들이 그의 영혼을 맡기는 목소리입니다(눅 23:46). 포기하지 않는 아버지의 사랑에 우리의 영혼을 맡길 수 있는 것이 인생의 위로이고 참 소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