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서 53장은 종의 노래들 중에서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사진을 찍는 것처럼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 양의 죽음은 백성의 죄를 담당하는 것이고, 이 죽음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구원의 사건임을 예언합니다. 일찍부터 기독교인들은 이 고난받는 종의 노래를 메시야의 예언이라고 믿었습니다.
유대인의 회당예배는 모세의 율법읽기(파르샤트 하 샤브아)와 선지자의 글 읽기(하프타라)라는 순서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회당예배에서 이사야서 53장을 성경읽기에서 빼버립니다. 오랜 세월 그렇게 한 이유가 있다면, 기독교인들이 이 종의 노래를 예수님에 대한 예언이라고 믿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고난받는 종은 바로 자신들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역사를 통하여 수많은 박해와 학살을 경험한 유대인들이 이 종의 노래를 더욱 많이 회당에서 읽으며 위로를 받아야 하는데, 회당예배에서 여전히 읽지 않습니다.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유대인들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이사야서 53장을 읽어 주고 복음을 전할 때, 그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놀라면서 믿기도 하고 거절하기도 합니다. 초기 예루살렘 교회의 집사 빌립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배하고 돌아가는 이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내시에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그가 읽고 있던 이사야서 53장의 고난받는 종이 예수님이신 것을 증거했을 때, 명성과 지위는 있었지만 내시로서 겪은 아픔과 불행에서 위로를 받고 빌립으로부터 세례받기를 청하였습니다.
이사야서 53장에는 각기 자신의 길로 가는 어리석은 인생을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가 유월절 어린 양처럼 희생되어 그들의 죄를 담당하고 생명의 길로 인도함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유월절의 어린 양이 애굽 땅의 재앙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생명을 대속하였다면, 그리스도인에게 유월절 어린 양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세례요한은 요단강에 오는 예수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양’이라고 선포하였고,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일찍부터 대속의 죽음이라 믿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유월절 어린 양 예수의 희생을 기억하고, 교회는 크리스천의 유월절을 지키는 것처럼 누룩(죄) 없는 빵을 먹으며 순전함과 진실함의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을 권면합니다(고전 5:7-8). 마지막 밤에 제자들과 함께 하신 성만찬은 십자가의 죽음에 담긴 사랑의 희생을 기억하도록 한 것입니다. 떡과 잔을 나눌 때마다 거기에 사랑과 용서, 평화와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