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신의 지혜와 능력을 과신하며, 자신(Me)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기대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거기에 하나님의 존재는 없습니다. 하나님 없이 만들어가는 세상과 인생은 교만의 모습인데, 선지자 이사야는 바벨론의 교만을 특별히 말하며 그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을 말합니다.
첫째, 교만의 마음이 부끄럽게 됩니다. 유다 왕국을 멸망시킨 신바벨론 제국은 그 나라가 영원할 것처럼 행세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사야는 바벨론의 교만이 수치를 당할 것을 말하며, 순결하고 아름다운 처녀처럼 바벨론을 비유하며 ‘딸 바벨론’이 보좌에서 땅으로 내려오게 될 것이고 밭일하는 여종처럼 험하고 비천하게 될 것을 말합니다. 비천한 땅에서 일할 때 처녀가 장식한 모든 보석은 거추장스럽게 될 것입니다. 포로가 된 백성들은 바벨론 한 가운데 세워진 90m 높이의 에테멘앙키(마르둑 신을 섬기는 지구라트 신전)에 압도되었지만, 바벨론을 상징하는 바벨탑이 무너진 것을 기록하였습니다. 하나님 없는 도시문명과 하늘에 스스로 닿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이 바벨론의 교만이었습니다. 솔로몬은 하나님은 교만한 마음과 손을 미워하신다고 교훈합니다(잠 16:5).
둘째, 교만의 주인에게 끝이 옵니다. 신바벨론 제국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물려받았습니다. 그것이 교만이 되어 다른 나라와 사람들의 존재를 멸시하고 박해하였습니다. 온 세상의 여주인처럼 행세하였습니다. 공산주의 전제국가들이나 혹은 자본과 군사력으로 다른 나라들을 억압하고 강요하는 행위는 바벨론의 교만입니다. ‘나뿐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다’(사 47:8, 10)고 말하며 행하는 인간의 시도는 하나님 앞에 악한 교만입니다. 교만한 인생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끝이 납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주인되심을 말씀하며, ‘나 외에 다른 신이 없다’라고 말씀하는 하나님의 자기선언의 역사입니다.
셋째, 교만의 우상은 헛됩니다. 바벨론은 그들의 지혜와 학문으로 유명하였습니다. 선지자 이사야는 바벨론이 그들의 지혜와 지식, 주문과 주술을 우상처럼 믿고 교만하였음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 우상들이 그들의 나라와 인생을 지켜주지 못하는 헛된 것들임을 말합니다. 인간이 안다고 말하는 것은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의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알지 못하는 재난과 불행들이 차고 넘칩니다. 그래서 인간은 언제나 겸손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했던 옛 바벨론도, 교회를 박해하고 순교의 피를 흘리게 했던 새로운 바벨론 로마도 결국 그 교만으로 무너졌습니다. 그들이 의지했던 모든 것은 하나님과 맞설 수 없는 헛된 우상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