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세마네 동산에서 체포되신 후, 예수님은 공회와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의 고난 이야기에는 사람들의 다양한 악이 보입니다.
첫째, 공회의 불법을 보여줍니다. 대제사장 가야바는 예수님을 심문하기 위해 산헤드린 공회를 금요일 새벽에 소집합니다. 예수에 대한 거짓증언들이 일치하지 않았지만, 그리스도냐라는 심문에 긍정하면서 인자의 영광을 보리라고 답변합니다. 가야바는 더 이상의 증언이 필요 없는 신성모독의 죄로 정죄합니다. 구전되던 유대교의 관습와 전통을 기록한 주후 200년 경의 Mishnah에 따르면, 산헤드린 공회는 아침 제사 시간 전에시작해서는 안 되고, 안식일 전이나 명절에는 소집하지 않도록 규정합니다. 대제사장은 중립을 지키며 심문하지 않아야 하고, 심문 즉시 판결하지 않고 대낮에 판결해야 할 것을 규정하지만, 주님에 대한 공회의 모든 모습은 불법적이었습니다. 종교는 정치가 되고, 정치는 종교가 되어서 악을 함께 행하는 불법자들의 모습입니다.
둘째, 법정의 불의입니다. 유대교 지도자들은 처형권이 없기에 로마총독에게 예수가 유대인의 왕이라고 자칭하며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지 말라고 선동한 것으로 고발했습니다. 유대인의 왕이냐는 빌라도의 질문에 예수님은 주님의 나라는 세상에 속하지 않고 하늘에 속한 것이고, 자신은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러 왔다고 말씀합니다. 예수님 전에 많은 거짓 메시아들이 사람들을 선동하다가 로마군에 의해 진압된 사건들이 있었기에 주님도 의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주님은 하나님 나라를 전하신 참된 그리스도였습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는 말씀은 로마제국의 주인인 황제에게 세금을 바쳐야 하지만, 모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하나님의 백성이기에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겨야 할 것을 말씀했습니다. 이 복음의 진리에 모든 사람이 순종해야 하지만, 빌라도 총독은 사람들의 소리에 굴복했습니다.
셋째, 예루살렘 군중의 변심입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에 군중들은 예수님을 다윗의 자손이라고 칭송하였습니다. 하지만 유대교 지도자들과 로마군병에 의해 조롱과 학대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짜 메시아라고 실망하고 분노로 주님을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법정에서 소리칩니다. 총독은 예수가 죄가 없다고 생각하고 사면하기를 제안하지만, 군중은 ‘우리에게 황제 외에는 왕이 없다’고 죽이라고 소리칩니다. 예수님의 고난에 나타난 종교권력, 우매한 군중의 여론, 거기에 휩쓸리는 정치권력, 모든 것이 하나님 나라를 막아서는 인간의 악입니다. 하지만 악은 진리를 이기지 못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