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유대교 지도자들에 의해 체포되어 공회 앞에 심문을 받을 때, 제자 요한과 베드로는 공회가 열리는 장소에 가게 됩니다. 이 장면에 나타나는 베드로의 모습을 요한복음 18장이 자세히 말하는 것은 그의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두려워하는 베드로입니다. 마지막 밤에 주님이 고난과 죽음의 길을 가실 것을 말씀하실 때, 베드로는 주님을 위해 죽을지라도 따라가겠다고 큰소리칩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주님의 첫째 제자인 것을 증명하기 위해 헌신과 충성을 말해온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가 닭울기 전에 세 번 주님을 부인할 것을 예언처럼 말씀하였습니다. 대제사장을 알고 있는 요한은 대제사장의 집으로 쉽게 들어가면서, 문을 지키는 여종을 시켜 문밖에서 서성거리는 베드로를 데려오라고 말하였는데, 여종은 베드로에게 그도 주님의 제자 중의 한 사람인 것을 물었을 때, 베드로는 부인합니다. 주님을 부인하는 모습으로 그는 종들과 아랫 사람들이 불을 쬐는 곳에서 두려움으로 첫째 제자의 모습이 아니라 말째 인생이 되었습니다.
둘째, 회개하는 베드로입니다. 예수님은 대제사장 가문의 수장인 안나스에게 먼저 심문을 받았습니다. 그의 권세는 자신의 사위 가야바와 아들들이 대를 이어 대제사장을 하게 할 수 있을 만큼 큰 권세를 가지고 주님을 심문하였지만, 주님은 당당하게 자신을 변호하였습니다. 이 모습과 대조적으로 베드로는 여러 사람들이 그에게 주님의 제자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시 부인합니다. 거듭 아니라는 베드로의 말은 주님을 증언하며 자기를 부인했던 세례요한과 대조적입니다. 세례요한은 자신의 존재를 그리스도나 혹은 엘리야처럼 사람들이 칭송받는 것을 부인하며 오직 주님의 길을 예배하는 광야의 소리로 자신을 낮춥니다. 주님을 내세우기 위해 자신을 부인하는 세례요한이라면, 베드로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주님을 부인합니다. 참 제자와 거짓 제자의 대조적 모습입니다. 닭 울음 소리에 베드로는 주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통곡하며 회개합니다.
셋째, 연약하지만 회복되는 베드로입니다. 이 이야기는 제 3자의 눈, 곧 주님의 사랑하시는 제자 요한의 눈으로 보인 베드로의 모습입니다. 베드로와 경쟁자처럼 첫째 제자이기를 원했던 요한은 베드로의 좌절과 실패를 시기와 질투의 눈으로 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모습처럼 모든 사람이 연약한 인생임을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깨닫는 진리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활의 주님은 자신을 부인했던 베드로를 사랑의 확신을 통해 회복시켜 주시고, 목양의 소명을 맡겼습니다. 주님이 이끌어가시는 베드로의 생애를 보며, 요한은 자신의 삶을 위로받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