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남으로 비로소 예수를 자신의 주와 하나님으로 고백하며 살게 된 제자 도마의 이야기가 요한복음 20장에 나옵니다. 요한복음에 도마의 이야기가 세 군데 나옵니다.
첫 번째는 죽은 나사로를 살리기 위해 예수님이 베다니 마을로 가실 때입니다. 병든 나사로가 죽었을 때, 주님을 그를 살리기 위해 베다니로 가자고 말씀하지만, 제자들은 예루살렘에 가까워서 주님을 죽이려는 유대교 지도자들을 두려워하여 주님을 말리게 됩니다. 하지만 도마는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라고 큰소리칩니다. 베드로처럼 죽을지라도 주님을 따라가겠다고 자신하는 제자였습니다. 우리는 말하는 것만큼 행동하지 않는 이중적인 크리스천들입니다. 믿음을 말하면서도 행함이 없는 죽은 믿음으로 살기에 세상의 빛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도마의 이야기는 예수님이 하늘 아버지께로 돌아가신다고 말씀하실 때입니다. 하늘로 가셔서 아버지의 집에 우리의 거처를 만들고 다시 오셔서 우리를 영접하시겠다고 약속합니다. 주님이 어디로 가는지 제자들은 그 길을 안다고 말씀하셨지만, 도마는 주님이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합니다. 도마는 도전적이고 질문이 많은 사람입니다. 모든 것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질문하며 확인하며 인생 길을 가는 사람입니다. 분명한 것은 도마는 주님과 함께 하겠다는 뜻이 분명하였고, 주님이 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를 물으면서 주님을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었습니다. 그 길이 가치가 있다면 자신도 가야 할 길임을 받아들이는 제자였습니다.
세 번째 도마의 이야기는 부활의 주님을 만난 때입니다. 흔히 ‘의심하는 도마’라고 부르며 우리는 도마를 경시합니다. 다른 제자들이 부활의 주님을 보았을 때, 도마는 그 자리에 없었기에 주님의 못자국과 창자국을 보아야 믿겠다고 말합니다. 주의 날에 부활의 주님은 도마에게 십자가의 상처를 보여줍니다. 그때 도마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 고백합니다. 의심(doubt)은 머리의 질문이지만, 불신(unbelief)은 마음의 문제입니다. 의심은 질문이지만 불신은 불순종입니다. 도마는 자신과 제자들이 주님을 버리고 도망간 것에 자괴감에 빠지며, 다른 제자들과 함께 하기를 거절하고 홀로 있었습니다. 다시 다른 제자들과 함께 할 때, 부활의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신앙을 고백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하였지만, 도마는 주와 하나님이라고 더 나은 고백을 하였습니다. 부활의 아침을 함께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은 도마처럼 더 비범한 주님의 사람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