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주일입니다. 주님께서 갈릴리로부터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였습니다. 예루살렘 군중들은 주님을 다윗의 자손 메시아로서 환영했습니다. 베다니의 나사로를 살린 이야기를 많은 목격자가 증언하였기에 예수님을 메시아로 영접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길은 이들의 기대와 다른 것이었습니다.
첫째, 주님의 길은 목적을 이루는 여정입니다. 주님의 오심과 고난에 대한 예언들은 구약성경에서 약 300여 개가 됩니다. 주님의 모습과 교훈은 예언의 성취로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는 것입니다. 주님은 예루살렘에 고난과 죽음이 기다리지만 오늘도 내일도 나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씀하였습니다(눅 13:33).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은 우연으로 일어났거나 혹은 예측하지 못한 인간의 음모와 계략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목적과 뜻 가운데 이루어진 목적지를 가진 여정(a way of destiny)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길은 우연적이거나 막연하지 않습니다. 목적이 있는 삶이기에 가야 할 길을 가야 하고, 싸워야 할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둘째, 주님의 길은 헌신의 삶입니다. 십자가의 길은 단순히 고난과 죽음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활의 영광이 있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여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주님의 죽음은 많은 자를 살리는 대속의 죽음입니다(one for many). 그리스도인의 삶의 가치는 ‘헌신’입니다. 낮아짐으로 높아지고 섬김으로 섬김을 받는 것이고, 약함으로 강하게 되고 가난해 짐으로 부유하게 되는 것, 그리고 드디어 죽음으로 살게 되는 것, 이것은 헌신의 가치를 말합니다. 주님을 의도적으로 희생시키려는 대제사장 가야바는 한 사람이 죽어야 민족이 산다고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의 의도를 넘어서 주님의 죽음은 모든 사람을 위한 진정한 대속의 죽음이 되었습니다. 헌신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주님의 길이 보여주었습니다.
셋째, 주님의 길은 진리의 열매가 됩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했을 때, 주님의 축복과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님이 고난과 죽음을 말씀할 때 거부하며 항변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부활을 보고 나서 제자의 길이 무엇인지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활 후에 제자들은 주님의 교훈과 말씀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길을 가 본 사람만이 길의 가치와 의미를 압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는 제자로 살 때 그 길의 가치와 영광을 알게 됩니다. 부활의 주님께서 제자 베드로에게 그가 젊어서 스스로 띠 띠고 살았지만, 늙어서는 남이 띠 띠우고 살아 갈 것이라는 말씀을 남겼습니다. 주님의 제자로 사는 길을 갔을 때, 그는 기꺼이 주님처럼 순교의 죽음을 택했습니다. 주님의 길을 따라갈 때 생명과 영광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