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 8:12)라는 자기증언을 하셨습니다. 이 증언이 참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요한복음 9장에는 나면서부터 맹인된 사람의 눈을 고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상의 빛이 왔지만, 이 빛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각기 다릅니다.
첫째, 불행한 인생이 소망의 빛을 보았습니다. 예루살렘의 한 길을 가다가 예수님과 제자들은 나면서부터 맹인된 사람이 구걸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제자들은 이 사람의 맹인된 불행이 누구의 죄 때문인지를 물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모든 불행과 고통이 죄의 형벌로 온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명기 5장의 복과 저주의 말씀들을 과장하면서 ‘복과 저주의 신학’을 발전시킨 결과입니다. 하지만 욥의 이야기나 주님의 말씀은 그것을 부정합니다. 과거, 부모와 조상, 혹은 타인의 죄로 돌리며 원망하며 좌절하는 삶보다는 불행과 고난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역사하는 인생의 기회와 시간임을 말합니다.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사는 미래적 삶을 강조합니다. 성경은 물려받는 죄의 불행을 말하지 않습니다. 희망이 없는 인생은 없고, 빛이 비추지 않는 세상은 없습니다. 주님이 언제나 빛으로 인생 곁에 있습니다.
둘째, 잘난 인생이 보지 못하였습니다. 바리새인들은 맹인이 고침받은 기적을 믿지 못하였고, 오히려 맹인을 안식일에 고쳐준 예수님과 고침받은 맹인을 비방하였습니다. 예수님의 맹인 치유는 자신이 세상의 빛이심을 가리키는 표적이었습니다. 침을 섞어 바른 흙으로 눈에 바른 것은 인생의 어둠을 치유하는 새 창조의 역사였고, 메시아의 연못이라고 불리던 실로암 연못에 보낸 것은 메시아이심을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치유된 맹인을 심문하며, 예수를 죄인이라고 정죄하는 바리새인들은 우리는 안다(We know) 고 말하지만 믿지 못하고, 본다고 말하지만 보지 못하는 영적 맹인이었습니다.
셋째, 고침받은 맹인은 제자가 되었습니다. 눈을 뜨게 된 기적의 치유를 바리새인들은 믿지 못하며 당사자와 부모를 소환하여 심문했지만, 예수의 존재의 대해서 분쟁만 커졌습니다. 고침받은 맹인은 ‘한 가지 아는 것은 내가 맹인으로 있다가, 지금 보는 것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불행과 절망으로 살던 자신에게 다가오신 주님을 이름만 알았다가, 기적치유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보내신 선지자라고 변호합니다. 심문 후에 믿음의 공동체 회당에서 출교당하였지만, 그를 다시 만난 주님은 자신이 메시아이심을 비로소 알려줍니다. 그는 주님을 믿으며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목자이신 주님이 그를 세상에서 불러내어 주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