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의 이야기 가운데 특별한 여인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요한복음 8장에 나오는 간음하다가 잡힌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사람이 정죄하지만, 주님은 정죄하기보다 사랑하고 그녀의 새로운 삶을 기대합니다. 미움과 적대가 가득한 세상에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첫째, 비방과 정죄만 하는 유대교 지도자들입니다. 성전 지도자인 대제사장과 제사장들에게 예수님은 죄를 사하는 권세를 가졌다고 말하고, 성전을 무너뜨리면 사흘 만에 일으킨다고 도전합니다. 율법의 선생들에게는 안식일과 정결법에 도전합니다. 예수에 대한 미움과 질시를 가진 지도자들은 간음한 여인을 끌고 와서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를 물으며 시험합니다. 여인의 존재는 단지 시험을 위한 이용물이고, 정죄와 형벌로 처분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어떤 법과 제도보다 그녀의 생명을 주목하였습니다. 교리와 법만 보고 사람과 생명을 보지 못하는 종교와 종교인은 가치가 없습니다.
둘째, 죄인을 정죄하지 않고 사랑하는 주님입니다. 신명기 22장에는 간음한 남녀를 돌로 처형할 것을 명령합니다. 남자는 없고, 간음한 여인만을 주님 앞에 끌고 온 것은 계획되고 의도된 것이었습니다. 여인은 간음한 죄 때문에 지도자들의 계획에 어쩔 수 없이 이용됩니다. 죄의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우리는 죄에 대한 협박으로 종 노릇하게 됩니다. 여인은 간음죄의 형벌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이중적 불행을 겪습니다. 그녀를 정죄하는 대적자들의 외침 속에 주님은 침묵하고 땅에 엎드려 글자만을 씁니다. 그들의 정죄에 침묵하며 그들에게 동조하기보다 여인의 존재에 대한 사랑을 보여줍니다. 정죄의 눈을 돌리게 하고 자신에게 집중시킵니다. 주님은 공생에 사역에서 그 누구도 죄인이라고 정죄하여 저주하거나 멀리한 적이 없습니다.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하여 구원하기 위해 죄인의 친구가 되신 주님입니다.
셋째, 새로운 삶이 기대되는 여인입니다. 땅 바닥의 내용이 무엇이지에 대해 추측할 뿐이지만, 모든 노소 남자가 돌을 놓은 것은 그들도 죄인임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필립 얀시는 ‘하나님 앞에는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는 죄인과 죄인임을 부정하는 죄인만 있다’ 고 하였습니다. 하나님만이 죄인을 정죄하고 판결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자신도 여인을 정죄하지 않는다고 선포하며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여자여’라는 주님의 말씀에서 여자(Lady)는 존중을 담은 호칭입니다. 죄를 짓는 죄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딸로 사는 새로운 인생을 기대하시는 주님의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