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복음서 저자들은 주님의 탄생을 여러 인간의 시각으로 그리고 있지만, 요한복음은 하늘의 시각으로 말합니다. 이것을 성육신(Incarnation)이라 부릅니다. 이 신적인 시각으로 보여주는 탄생 이야기는 왜(why) 오셨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이 된 탄생입니다.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의 탄생과 관련된 사건들과 중인들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요한복음 1장은 탄생에 대한 하나님의 이유와 의미를 말씀합니다. 예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미 존재하셨고, 창조하신 말씀으로 하나님과 함께 했습니다.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최고의 신앙고백으로 그 어떤 종교에도 볼 수 없는 진리로 선언합니다. 말씀으로 번역된 헬라어 Logos는 헬라철학자들이 세상에 질서와 조화를 부여하는 보편이성, 세계이성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말씀으로 창조된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말씀이 직접 성육신하는 사건은 어떤 창조와 구원신화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말씀은 말과 언어로 이루어진 소통을 위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인생을 위하여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인간에게 보임으로 최후의 소통을 하신 것입니다.
둘째, 빛으로 오신 주님의 탄생입니다. 요한복음은 세상을 어둠으로 비유하며 예수는 참 빛으로 오신 것이라 합니다. 영적 어둠의 세상에 사람은 절망 가운데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상처와 고통을 가지고 살기에, 빛으로 오셔서 치유하고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어떤 모양과 형편으로 살든지 인간은 하나님의 손길이 필요하기에 빛이 되어 주신 주님입니다. 빛이 오면 어둠은 저절로 물러갑니다. 모든 종교는 창시자의 가르침이 그 종교의 기초가 되었지만, 기독교는 주님의 가르침과 교훈보다도, 예수가 빛이라고 믿는 종교입니다. 그래서 성육신이 은혜와 진리라고 고백합니다. 어둠에 절망하는 인간이 빛의 아들이 되도록 빛이신 예수가 오신 탄생입니다.
셋째, 우리가 생명을 얻도록 오신 성육신입니다. 예수 안에 생명이 있다고 요한은 증언합니다. 생명이라는 말이 요한복음에 가장 많이 나옵니다. 이 생명(zoe)은 육체적 목숨(bios)이 아니라, 삶의 질에 있어서 죽음과 반대되는 생명입니다. 세상을 사랑하여 보내신 예수를 믿을 때 영생이 있습니다. Henry Thoreau는 ‘대부분의 인생은 조용한 절망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둠의 절망 속에 사는 인생에게 생명을 풍성히 누리도록 말씀이 성육신 했습니다. 존재하기에 억지로 사는 인생이 아니라, 삶의 질이 있는 기쁨을 맛보도록 오신 예수님입니다. 성육신은 나를 사랑한다는 하나님의 메시지이고 하나님께 돌려드릴 말씀도 나도 사랑합니다 라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