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은 로마제국이라는 역사적 상황에 대한 계시를 다루기에 역사적 묵시록에 속합니다. 계시록 18장은 큰 성 바벨론으로 상징되는 로마의 멸망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 종류의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첫째, 하늘의 심판의 음성입니다. 천사는 땅으로 내려와 온갖 귀신과 더러운 영의 거처가 되는 바벨론이 무너질 것을 선포합니다. 로마는 모든 신의 거처가 된다고 자랑하였지만 오히려 하나님 앞에 가증한 도시였습니다. 사치와 방종을 일삼을 정도로 재물과 부가 넘쳐났습니다. 로마에 있는 것만으로도 로마주교는 기독교의 교황이 되었고 로마의 귀족은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로마의 죄가 하늘에 닿았기에 하나님이 그 행위대로 갚아주신다고 선포합니다. 바벨탑을 하늘에 닿도록 쌓아 이름을 높이고 소외와 흩어짐을 면하려는 사람들의 교만처럼, 로마가 행한 악은 하늘에 닿았습니다. 로마의 죄는 자신을 영화롭게 하고 사치하고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교만함이었습니다. 음녀 로마는 여왕처럼 살고 결코 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멸망에 탄식하는 인간의 목소리입니다. 로마의 멸망을 탄식하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로마가 주는 지위를 받아 세상의 왕들이 권세를 누렸지만, 그들의 눈은 로마의 멸망을 보게 됩니다. 세상의 권력은 영원하지 못합니다. 내 손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잃게 되고, 하나님의 손에 맡긴 것은 영원히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로마의 보호와 권세 아래 치부했던 상인들도 탄식합니다. 그들은 로마를 위해 온갖 물품과 사치품을 수입하고 노예를 매매하였습니다. 노예들을 soma(몸, 물건)라고 부르며 인신매매하는 악을 저질렀을 때, 요한은 말합니다. 노예도 사람의 영혼(soul)이라 부릅니다. 로마의 배(갤리선)를 타고 바다를 누비던 선장, 선원, 선객들이 탄식합니다. 로마의 영광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셋째, 찬양하는 성도의 소리입니다. 로마의 멸망과 함께 하늘에서는 성도들의 찬양소리가 가득합니다. 죽임당하신 어린 양 예수를 하늘과 모든 피조물이 찬양합니다(계 5장). 고난과 순교의 피를 흘린 성도들은 이미 승전가(새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미래의 심판을 이야기하지 않고 일어난 심판을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선포된 대로 이루어지기에 이미 심판은 이루어진 것입니다. 향락과 사치를 즐기는 인간의 소리는 그치고, 문명과 기술의 진보로 만든 인간의 빛도 꺼지게 됩니다. 로마는 바다에 던져지는 맷돌처럼, 혼란과 어둠의 깊은 바다로 떨어지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