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8장에는 일곱 째 인을 떼면서 일곱 나팔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장면에서 강조되는 것은 ‘소리’입니다. 우리가 들어야 할 소리가 있습니다.
첫째, 침묵의 소리입니다. 일곱 봉인을 떼며 펼쳐지는 재앙 이야기 속에서도 순교자들의 간구, 하늘예배에서 울리는 승리의 노래는 계속됩니다. 일곱 째 인을 떼는 순간 세상이 반 시간 동안 고요합니다. 이 침묵은 폭풍전야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침묵이라고 해서 소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에서 소리는 계속 울려나오고 있습니다. 구약의 선지자는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모든 피조물은 잠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습 1:7). 여호와의 날이 오기에 피조물의 모든 원망, 의심, 불행의 목소리도 그치게 됩니다.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 역사 앞에 어떤 존재와 세력도 맞서거나 거부할 수 없기에 잠잠해야 합니다. 때로는 소리내는 기도보다는 침묵이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묵상하고 그저 순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 시간의 고요함은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역사를 두려워하고 기대하게 합니다.
둘째, 기도의 소리가 있습니다. 일곱 천사가 나팔을 불기 전, 다른 한 천사가 금 향로에 많은 향을 담아 제단에 드립니다. 향은 성도의 모든 기도라 말합니다. 네 생물과 이십 사 장로의 금대접에도 성도의 향을 담았습니다(계 5:8). 하나님은 불행과 고난 가운데 있는 모든 성도의 기도를 듣습니다. 제사장은 아침과 저녁에 지성소 앞에서 숯불에 향을 피웁니다. 성도의 기도는 뜨거운 열정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고난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는 언제나 뜨거워야 합니다. 기도는 쉴 수 없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해야 합니다. 주님은 믿음 없는 세대에서 기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말씀했습니다. 바울은 쉬지 말고 기도해야 할 것을 권면했습니다. 기도하는 삶이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셋째, 하나님의 나팔소리가 있습니다. 천사들은 첫째 나팔은 땅, 둘째 나팔은 바다, 셋째 나팔은 강들과 물샘, 넷째 나팔은 하늘을 향한 재앙의 나팔을 붑니다. 하늘과 땅, 바다와 물에 일어나는 재해는 우주와 자연에 일어나는 재앙입니다. 인간 역사에 일어나는 재해와 인재는 재앙이 되고 불행이 되었습니다. 로마를 상징하는 독수리는 하늘을 날며 더 큰 재앙이 세상에 올 것을 선언합니다. 사탄과 악의 세력이 만들어내는 재앙을 ‘화’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나팔소리는 세상과 인간을 향한 경고와 회개를 촉구하는 소리입니다. 침묵의 소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기도 가운데 정의와 자비를 구하고, 나팔소리에서 근신하며 깨어있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