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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녹화 장비 오작동으로 인해 설교 동영상이 녹화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날 박성은 전도사님의 차분하고 은혜로운 설교를 나누기 위해, 설교 원고를 올리니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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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 제목 : To the Invisible Church
* 설교 본문 : 빌립보서 3:10~14

몇 달 전,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인데, 지금은 구청에서 관내에 있는 유치원, 유아원 등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 친구입니다. 오랜만에 함께 만나 저녁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역시 제가 전도사인지라 저에게 직장 생활을 하면서 어려웠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했던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관내에 있는 유치원과 유아원을 관리하다보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민원인들과 충돌을 많이 하게 되는 데, 그러다보면 언제나 친절하고 기쁘게 일을 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신앙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기 때문에, 이 친구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민원인들과 마찰을 겪게 되는 거보다, 법적으로 가장 문제가 많은 곳들이 대부분 교회에서 운영하는 선교원이라는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교원을 운영하는 분들은 대부분 목사님이나 사모님이시구요.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한 선교원에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지만 선교원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그 선교원에 벌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교회관계자로 보이는 청년 두 명과 선교원 사모님이 구청에 찾아왔더랍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큰소리를 치기 시작하며 온갖 험한 소리를 다 하더랍니다.

교회를 잘 다니던 친구이기에, 자기 자신도 교회 사모님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선교원을 운영하시면서, 마지막에는 다른 청년들까지 데리고 와서 구청에서 그러는 모습을 보면서 참 마음이 어려웠는데, 더 민망한 것은 그것을 보는 다른 믿지 않는 구청 직원들이 ‘기독교인들을 어떻게 생각할까’였다고 합니다.  

이 일은 부서를 담당하던 계장님이 이렇게 말을 하면서 수습되었습니다.

‘사모님, 저도 교회에서 장로로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일하며 우리 직원들을 전도하려고 노력합니다만 이런 모습을 보이시면 제가 너무 민망합니다.’

이 말을 들은 후에야 간신히 사태는 진정이 되고, 그렇게 그날의 해프닝은 끝이 났다고 합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이와 비슷한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교회에 잘 다닌다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하는 행동들을 보면 정말 다른 믿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못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때로는 그런 일들을 볼 때면, 교회를 다닌 다는 것이 민망하게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다른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들의 삶 속에서도 우리들의 부끄러운 행동과 모습들 때문에 교회와 예수 그리스도가 비난을 받는 일을 할 때도 종종 있었음을 돌이켜 보게 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행동에 많은 제약을 느끼고 살았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목사님으로 계시기 때문에, 저는 어디를 가든지 ‘목사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잘 생활할 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혹시라도 다른 친구와 싸우는 날이면, 어떻게 목사 아들이 그럴 수 있냐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어떤 경우는 집에 계시던 부모님께 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혹시 작은 실수라도 하면 아버지가 비난을 받았고, 더 나아가서는 아버지가 섬기는 교회가 비난을 받았습니다. 제 행동으로 제가 결과를 지면 다행인데, 아버지가 욕을 먹고, 더 나아가서는 아버지가 섬기는 교회와 하나님이 욕을 먹게 된다는 것은 저에게는 너무나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늘 목사님 아들처럼 행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목사님 아들처럼 행동을 했더니 결국엔 지금은 목사가 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신앙인이라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이며 살아가는 일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사소한 일들로부터 우리의 모습으로 인해 교회가, 기독교가, 예수 그리스도가 비난을 당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서기 400년 경, 기독교 신학의 기초를 놓았다고 말하는 성 어거스틴은 교회를 두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 했습니다. 교회는 “Visible church” 즉 “보이는 교회”와 “Invisible church”, “보이지 않는 교회”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보이는 교회와 보이지 않는 교회의 의미는 어거스틴 이후로도 계속 발전되어 왔는데, 보이는 교회란 우리 교회처럼 건물이 있고, 십자가가 있는 세상의 수많은 모든 교회를 의미합니다.

보이지 않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몸 된 교회로 교회의 모든 지체가 하나님의 의만을 드러내는 온전한 교회,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지키며 순종하는 완벽한 교회를 뜻합니다. 그러나 이 보이지 않는 교회는 너무 완벽하기 때문에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의 교회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이지만, 비록 완전히 똑같아 질 수 없다하더라도 이 보이지 않는 교회를 닮기 위해 정진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보이는 교회가 보이지 않는 교회가 결코 될 수도 없고, 닿을 수도 없지만 그래도 그 곳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그보다 더 미련한 일이 없습니다. 되지도 않는 일인데 될 때까지 해야 한다니요.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오늘 우리가 함께 묵상할 본문 말씀에서도 사도 바울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에게 선포되고 있습니다.

12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13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14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위대한 믿음의 사람이었던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자기 자신의 삶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하는 것도 아니지만, 오직 그리스도 예수님의 뜻을 따라가기 위해 달려간다’고 고백합니다. 그의 일생은 오직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서 살았고, 그의 마지막은 자신의 목숨까지도 내 놓을 만큼 철저한 신앙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때, 얻은 것도 아니고, 온전히 이룬 삶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오직 푯대를 향하여 하나님의 부르심 부름을 향하여 달려가는 삶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도 바울은 고백은 그의 말년의 저서인 로마서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로마서 7장 13절 이하의 말씀에서 그는 자신의 삶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 도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바울은 우리들 같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에게 소중한 믿음의 본을 보인 사도입니다. 바울의 고백이 이럴 진대, 우리가 우리들의 삶을 온전하다고 말하기엔 우리들의 삶이 부끄러운 점들이 많습니다. 우리들의 삶은 결코 완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들도 다만 사도 바울과 같이 우리의 삶을 고백할 때,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들이 모인 교회 역시 완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저희 학교를 다닐 때, 저희 과에는 1년에 1번씩 1박 2일로 저희 과 모든 학생들이 모이는 신앙수련회가 있었습니다. 신앙 수련회의 밤에는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조를 짜서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신앙수련회에 갔을 때, 지금은 은퇴하신 김광식 학장님께서 이런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 신학이란 무엇입니까?’ 이 밑도 끝도 없는 질문을 들으신 교수님께서 잠깐 생각을 하시고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신학은 道上에, 그러니까 길 위에 있는 학문이다’

신학이란 끝이 없다는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정확히 이 말의 의미를 말하자면 끝에 다다를 수 없는 학문이라는 의미였습니다.

그 이유는, 학문에는 연구 대상이 있어서 여러 가지 연구 방법을 통해 몇 가지의 연구 결과를 얻는 것인데, 신학의 연구 대상은 ‘하나님’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독생자를 십자가에 매달리게 하셔서 인간을 죄로부터 구원하시고, 성령님을 보내 지금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그 어떤 사람이 어떻게 다 알 수 있냐는 것입니다. 그 누구도 다 알 수 없는, 그런 것이 바로 신학이며 그렇기 때문에 신학은 길 위에 있는 학문일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에베소서 4장 15절에서 성경은 우리에게 우리가 성장해서 도달해야 할 목적지를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라야할 목적지는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의 머리가 자라 예수 그리스도까지 미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의 끝인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같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오늘 본문의 말씀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우리가 얻었다 함도 아니며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지만, 앞을 향하여 푯대를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들이며, 우리의 교회입니다. 우리는 완전함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교회를 세우신 것은 우리가 완벽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선택하시고 사랑하시는 것은 우리가 사랑을 받을 만하기 때문에 우리를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어떠한 시험과 역경이 와도, 때로는 넘어지고 실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향해서 나아가는 우리들을 원하시기에 우리를 지금 이 자리에 부르신 것입니다.

교회를 세우셔서 서로 부족하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넘어진 형제 자매를 일으켜주고 서로 도우면서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모습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입니다.

때로 나의 실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우리의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면, 길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푯대를 향하여 힘차게 나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뒤를 돌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오직 뒤에 잊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만을 잡으려고 나아가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볼 필요도 없습니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지? 불평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그 사람도, 나도 모두가 길 위에서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똑같은 사람에 불과합니다.

제가 대학교회에서 유년부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하게 된지 이제 1년하고 2개월이 지나갑니다. 참 짧다고 하면 정말 짧은 기간이지만, 저는 우리 교회 성도님들과 함께한 시간들을 보면서 우리 교회 속에서 보이지 않는 교회의 모습을 봅니다. 물론 우리 교회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교회에도 분명 많은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적들도 있었구요. 하지만 완벽한 시간들은 아니었지만, 그 가운데에서 저는 보이지 않는 교회의 모습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쁜 직장 생활에도 수요 찬양을 준비하시기 위해 식사도 거르시며 교회에 와서 준비하시는 집사님들의 모습과 예배가 끝나고 더 은혜로운 찬양을 위해 준비하시는 모습을 보고... 때로는 자녀들과 놀아줄 시간이 부족함에도 시간을 쪼개, 교회에 나와서 봉사하시는 성도님들의 모습들을 보며, 일 년에 며칠 되지 않는 여름휴가를 수련회와 성경학교, 선교 기간에 맞춰 사용하는 성도님들의 모습과 교회학교를 위해 몸과 마음, 시간을 바치는 선생님들의 모습, 성경학교 기간 동안 그 좁은 빌라에서 100명이 넘는 아이들의 밥을 매 끼니 해주시던 여전도회 성도님들, 그리고 여러 집사님들의 모습.자신이 참여하지 못한 행사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후원해 주시는 집사님들의 손길을 기억하며, 저는 그 모든 모습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교회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항상 완벽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완벽한 하나님의 교회를 향해 나아가는 발자욱들이 있습니다.  

비록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이라 제가 담은 모습은 아주 작은 일부분일 수밖에 없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 성도님들은 기억 속에는 보다 많은 대학교회의 모습이 떠오르실 것입니다. 가을 음악회는 이 지역의 믿는 사람들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모두 함께 웃으며 감동을 나누는 문화 축제였으며, 원자력 병원 방문은 몸이 아픈 환우들을 위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위로를 보여주었습니다. 군부대 방문은 힘들고 지친 우리의 아들들을 위한 한 모금의 생수와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 모든 모습들이 성도 여러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교회의 모습으로 남아 있지 않습니까?

이 모든 것들이 우리 교회가 지난 20여년의 시간동안 보이지 않는 교회를 향해 달려온 흔적들입니다. 아니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모습들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대학교회가 보이지 않는 교회를 향해 가는데, 우리들은 모두 함께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완벽하기에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죄인인 우리들이 부족하지만 함께 모여 보이지 않는 교회, 완벽한 하나님의 교회를 향해 걸어가기를 원하셨기에 우리를 이곳에 부르신 것입니다.

지금 성도님들의 눈 앞, 저 곳에는 ‘보이지 않는 교회’로 서 있는 서울여대 대학교회가 보이십니까?

그리고 그 교회에 속에 있는 여러분의 모습이 보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