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오늘 8.15광복절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나라를 빼앗겨 온갖 수모를 당하다가 주권을 되찾게 된 뜻 깊은 날이건만
이런 저런 공휴일중 하나로 의미가 퇴색되어 가는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지난 5박 6일 가족여행으로 경북 영주, 안동과 충주(중원)지역을 돌면서
풀 한포기 돌 하나 하나 우리 국토 구석 구석 어느것 하나라도
우리 선조들의 피와 눈물로 지켜낸 소중한 조국임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광복절을 맞이하며
지금의 자유와 평화를 누리는 우리가 있기까지
수많은 애국선열의  값진 희생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국가의 위태로움을 보고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의로운 일을 한 안중근선생님이야 말로 '의사' 중에 의사이십니다.

그분이 이토히로부미의 중국행에서 삼엄한 경비와 첩보작전같은 비밀일정에서도
변장술과 고도의 심리전등을 이용하고 뛰어난 사격술을 연마하는 빈틈없는 준비와
적들의 정보와 심리를 꿰뚫는 뛰어난 지략과 담력으로 자신의 계획을 결행하는 과정에서
보통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침착함과 담대함을 느낍니다. 현장에서 일본 헌병에게 잡혀
교수형을 당하기까지 중국의 뤼순(여순)감옥에서 일본 헌병들이 배후를 캐기위해
말로 다 못한 숱한 고문과 회유에 시달리셨을텐데도 자신을 도왔던  어느 누구뿐아니라
자신과 관련이 있을 법한 그 누구도 발설하지 않으셨고, 감옥에서 동양평화론을 완성하고
애국의 굳센 기개로 변호인조차 없는 일방적이고도 살벌한 법정과 감옥에서도
죽음까지 의연함과 당당함에 감옥 간수인 일본인조차 존경심을 표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갑자기 전쟁터와 같은 이 험난한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
안중근의사처럼 뜻있는 일 하나를 결행하려면 어찌해야할지 생각해 보니
문득, 언젠가 잘막하게 읽은 공자님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에게 어떤이를 전쟁터에 데리고 가서 함께 싸우시겠는지 물었을때
공자는 다음과 같이 에둘러 정곡을 찌르는 어법으로 말씀하신 일화가 생각이 납니다.
무기조차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는 이가 전쟁터에서 적들을 쓸어버리겠다고 허풍을 떨거나
수영도 제대로 못하는 이가 황하강을 건너가겠다고 객기로 허세를 부리는 이들과는
절.대.로. 전쟁에 함께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네들은 전쟁이 터지면 정작
자신만 살려고 도망가거나 자신의 목숨을 건지기위해 밀고하거나 변절해서
무고한 아군들까지 죽음으로 몰아넣을것이 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국과 가족에 큰 위기가 찾아올때.
나는 과연 어떤 어떻게 행동할 사람일까 생각해 봅니다.
안중근의사처럼 대의를 위해 행동하지 못하더라도
주변에 있는 선한 사람을 위태롭게 하는
어리석고 비겁한 사내가 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안중근의사가 요즘 철부지 어른일수도 있는 서른 하나의 나이에
이토록 완성된 인격으로 대사를 이루시고
사후에 독립된 우리 민족에게뿐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의 영웅으로도 추앙을 받는 위인이 되셨지만
어릴때는 너무나도 천방지축인 장난꾸러기 개구장이였다고 합니다.
얼마나 그 장난이 심하고 사고도 많이 치고 다녔는지
할아버지가 '안응칠'이라는 이름을 "무겁고 진중하게 행동하라"고
'안중근'으로 바꾸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그 안중근 의사가
대한독립군 장교인 군인으로 나라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애국지사로서
완성되기까지는 많은 배움의 시간과 자신의 뼈를 깎는 수양의 시간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을 해 봅니다.

그리고 안중근의사는 천주교 신자셨다고 전해집니다.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뛰어 넘는 고난과 두려움속에서도
의연하실 수 있었던 것은 굳셈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뤼순 감옥에서 많은 유묵작품을 남기셨지만 그중에서도
그분의 좌우명이었던 '인내'라는 유묵 작품을 보면서
그 당시 제 어려운 형편과 그 인내라는 의미가 마음에 와 닿아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이 흐려지던 기억이 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전 그 고통속에서도 인내하셨습니다.
안중근의사도 말로 못한 그 고통의 시간속에서도 처절한 고통과 고독에  
인내하셨겠지요. 나는 그 분들에 비하면 이 까짓 아무것도 아닌데
나는 이 정도 가지고 왜 인내 못하나 스스로를 다독이던 때였습니다.

이제 글을 쓰는 사이 8.15광복절이 넘어갑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 안중근의사의 인내의 마음을 새겨봅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과 믿음의 힘이 인내의 결과로 나옴을 새겨봅니다.
인내는 많은 배움도 필요하고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아픈자성과 수양도 필요하고
헛되고 죄악의 길로 빠지지 않고
크고 곧게 한 길로 가게 하는 믿음이 필요함을 생각합니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시작되는 말씀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최고의 덕목이자 최선의 표현이 인내라는 사실을
올해 8.15광복절즈음 안중근의사의 일생을 통해 다시 깨우쳐봅니다.

그동안 화와 미움을 참지 못하고 사랑을 깬 가시돋힌 말들...
게으름과 탐욕으로 지은 많은 죄들을  회개하고자 합니다.
헛되고 죄짓는 일을 멀리하려하고
주님의 사업에 내가 선하게 쓰여지도록
앞으로, 앞으로...

== 안중근의사의 유묵 작품과 해설이 비교적 잘 나와 있는 불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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