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4월8일 아버지를 모시고 속초에 갔다가 양구를 들러서 오다.

25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함.

그런데 며칠 후에 아버지가 거가대교를 가자고 하신다.

거가대교는 작년말 개통후부터 고민하던 큰 project다.

날씨가 좀 따뜻해지면 가자고 미루었었다.

가는 방법도 많이 고민하셨다.

처음부터 택시를 타고 가는법, KTX타고 부산 가서 서부터미날에서 버스를 타고 거제도로 가는법...

서두르시기에 KTX 타고 가서 택시타기로 하고 14일 출발하다.

가면서 택시를  call하니 부산역에 나와 기다리다.

택시타고 피난 때 살던 곳을 지나가며 거가대교와 해저터널을 거쳐 거제도에서 다시 부산으로 오다가 송도에서 전복죽을 먹고 다시 기차타고 서울로 올라오다.

우리는 몇개월동안의 큰 숙제가 끝났다고 좋아했다.

아버지는 하나도 힘들지 않고 너무 좋다고 하심.

그런데 서울역에 도착해서 택시 정류장까지 걸어나오는 300m를 힘들어 하시며 다시는 기차 못타겠다고 하심.

다른 때는 늘 아버지를 택시태워드리고 난 지하철로 오는데, 그날은 5시쯤 일찍 도착했기에 나도 같이 택시를 탔다.

아버지는 상계동까지 타고 가라하시나 혜화역에서 내리고 아버지는 집으로 가심.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이야~~



25일 그대로 거가대교가기로 했다면 못가셨을텐데....



오빠들은 너무 자주 먼곳을 모시고 다녀와서 아버지께서 많이 힘들다고 꾸지람하심.

그래도 별로 잘못한 것 같지 않다.



입관하면서 많이 슬퍼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저 위에서 맑게 웃으시면서 "난 괜찮다. 참 좋다"라시는 것만 같다.

여행을 하고 우리가 피곤해서 "아버지 안 피곤하셔요?"물으면 언제나 양손을 벌리시며 "난 하나도 안 피곤하다. 좋은데.."라고 하시던 그 모습이었다.

맞아요.

다리가 불편해서 가고 싶던 곳 잘 못 다녔는데  이젠 훨훨 날아다닐 수 있으시니 얼마나 좋으실까~

천국에서 이곳저곳 여행하시며 얼마나 신나실까?

우리들 가면 guide 하실꺼죠~

맛있는 집도 많이 알아두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