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사랑에 대하여

살면서 ‘사랑’만큼 모두의 사랑을 받는 주제도 없겠지요
우리는 사랑하고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말,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오직 사랑 때문에 살고 사랑 때문에 죽는게 우린 거 같습니다.

지난번 낭만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어떤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물었는데
오늘은 사랑에 대하여 물어볼까요

제법 먼 길을 걸어와서 되돌아 보니
이제는 사랑의 얼굴이 보이는구나
그토록 우리를 힘들게 혹은 행복하게 했던 사랑이 뭔지 이제야 알 것 같구나
이제 사랑이 뭔지 조금은 알거 같구나

이런 노래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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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안타까움이다’
이런 명제를 던져보면 어떨까요

세상에서 불려지는 수도 없이 많은 사랑 노래
그 사랑 노래들 밑바닥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정서가 바로 ‘안타까움’인 것 같아서 말입니다

사랑하는 님을 갖지 못하는 안타까움
님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움
님을 떠나는 안타까움
님을 떠나 보내는 안타까움

진정 사랑은 이런 안타까움이란 정서를 빼 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것 같고
해서 그야 말로 우리 눈물의 씨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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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사랑에서 안타까움이란 감정을 제하여 버리면 무엇이 남을까요
무엇이 그 안타까움의 자리를 대신할까요

미국의 어떤 여류 심리학자는 안타까움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세상의 많은 사랑 관계가 깨어지는 것은 바로 이 안타까움이 사라졌기 때문이고
그래서 사랑을 유지하려면 아이로니컬 하게도 이런 안타까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사랑의 안타까움이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아는 사람들은 크게 항의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한번 짚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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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안타까움은 어떻게 보면
마음을 빼앗긴데서 오는 불안감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은 정말로 마음을 빼앗기는 것인 듯 싶습니다
님이 내 동의나 허락 없이 불쑥 어느 순간 내 마음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들어와 앉는 것이지요

그 외엔 다른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게
내 마음을 수시로 들락거리며 그 마음을 요구하고 방해하고 점유하고 지배하고
그래서 내 살아있는 모든 순간 모든 감각이 오직 그로 향하게 강요하지요

그래서 사랑은 우리를 불편하게 불안하게 합니다
내 마음의 한 뭉테기를 도둑맞고  
항상 뭔가 부족한 듯 모자란듯한 기분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게 합니다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고
아무리 멀리 도망치려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결국 내 마음이 다다르는 곳은 그이고 돌아오는 곳은 그가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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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깊이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다 말고 중세 어느 신비론자의 고백을 떠 올려 봅니다
주님과 우리의 관계가 이처럼 안타깝게 사랑하는 관계인가 해서요
그 사랑은 모든 사랑처럼 그렇게 절절한 안타까움으로 채워지는 사랑인가 해서요

아니라면
이런 안타까움이 없다면
그렇다면 그건 빼앗긴 자기 마음을 되 찾았다는 것일까요

그에게 맡겨 두었던 마음을 돌려 받았다
그래서 이제는 반쪽자리 절름발이 마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내 마음으로 살 수 있다
이런 것일까요

사랑에 대하여
노래를 시작하려다 말고 갑자기 소리가 뚝 끊겨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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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여름 수련회

사랑에 대하여
믿음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사랑하는 대학교회 명가수님들의 멋지고 신나는 노래 경연을 기대해 봅니다

샬롬

참고로 저는 예선 탈락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음정 박자 감정 가사 모두 못 말리는 고음불가 구제불능 음치 수준이라고들 하네요
저도 인정하지만 상처는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