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월북한 시인 백석을 사랑한 당대 최고의 요정집 '대원각' 주인 김영한 여사는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신 법정스님을 존경하여 길상사라는 사찰로 시주하였다.
그 당시 1987년 내가 대학 새내기 시절, 7천여평의 땅 값만 그때의 시가로 천억원이 넘는
성북동 절경의 명당에 문화재적 가치만으로는 값을 매기기 어려운 재산이었다.

당시 법정스님은 한사코 사양했으나 김영한 여사의 뜻을 꺾지 못하고 받아들이셨다.
하지만 길상사의 주지스님인 법정스님은 전남 순천 송광사 뒷편에 불일암이라는
일종의 움막같은 처소의 암자와 뒷간을 모두 손수 지으셔서 침묵과 참선의 수행정진의
동안거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내셨다.

법정과 씨알 함석헌선생님
법정과 김수환추기경님
법정과 이해인수녀님
법정과 시인 류시화님

법정스님은 정치적 이해와 종교적 푯대의 차이를 두지 않고 두루 교류하셨고
'무소유'란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없는 것을 취하지 않는 것'임을 강조하셨다.
집집마다 법정스님의 책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자
거룩한 삶을 사신 스승님께서 많은 깨달음을 세상사람들에게 남기셨다.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을 잃은 슬픔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입적하신 법정스님의 평안한 영면을
평화롭게 보내드리고자 한다.

이 시대의 큰 죄인인 나로선
씨알 함석헌 선생님과
한경직 목사님을 위시하여
작년 2월에 소천하신 김수환추기경님
그리고 법정스님까지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과 같은
존경받을 큰 어른이 이 시대에도 많이 나오시기를
고대하고 기다리며...

~~ 삼가 명복을 빌며 물흐르듯이 ~~

덧말 : 성탄절즈음 성북동길을 돌다 길상사에 이르면 매 해 빠지지 않고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합니다 길상사 합장'이라는 현수막을 보게된다.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종교의 본질에 하나님을 알고 서로를 수용해야 함에
        저 중동땅에 아프리카땅에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테러와 살인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