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날씨가 춥다. 눈이 온다. 손이 시렵고 볼도 차갑다.
올 한해는 어떻게 보냈나? 생각해 본다.
좋은 성적으로 두 학기를 마쳤고, 13년만에 직무를 바꾸어 사무실을 옮겼다.  
성서세미나, "소그룹 영성교실"에서 말씀을 나누었다.

체중과 음식, 운동 관리를 성공하여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였다.
불과 1년전의 내 모습과는 딴판이다.  둘째딸 김은혜의 수학점수가 1학년때는 20점대에서
2학년에는 80점이상으로 향상 되었다. 큰딸 김은지의 아토피와 비염은 여전 하지만,
나름대로 표준적인 5학년을 마치고 있다.    

모두 나의 노력보다는 오로지 은혜로 주어진 것임에 감사한다.
아침에 기도하고 회사를 가서 그러한지, 하루일의 시작을 "매일성경"을 읽고
살아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장인어른이 하나님 품안으로 가셨고, 광주에 계신 어머니는 치아와 허리를 치료받으셨고,
장모님은 새로운 인생을 활기차게 살아가고 계신다.

기도와 찬양이...그리고 말씀의 은혜가 한해를 마무리 하고 있다.
가을선교 음악회의 감동, 크리스마스 칸타타의 은총은 정말 온 교회가 하나됨을 느끼게
해주었다. 집사님들과 게임을 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고, 마시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이 겨울이 지금 나를 지나간다....
눈 내린 주차장에서부터 꽁꽁 언 돌계단까지, 빗자루를 들고 힘을 쏟는 형님 집사님을
보면서... 마음이 안도한다. 그리고 그 빗자루는 내가 먼저 들었어야 함에 민망해 한다.  

하나님은 왜 나를 공릉동에 살게 하셨을까?
대치동이나 서초동 반포동이 아닌 이 곳 서울의 동북쪽 끝 자락에
살게 하셨을까?        

하나님은 왜 하필 나를 서울대도 연세대도 아닌, 서울여대 근처에 방을 얻고 살게 하셨을까?
순복음교회도 좋고, 사랑의 교회도, 소망교회도 모두 하나님의 아름다운 교회일진대
어찌하여 이 곳 작은 여학교의 대학교회에서 나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지쳐서 죽고만 싶을 때, 세상에 대한 원망이 파도처럼 밀려올때,  집사님들께 글을 보냈다.
사랑방 게시판에 불편한 속 마음을, 부족한 약점들을 오픈해 버렸다.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도망가고도 싶었다.
그런데 지금 올 한해가 이 겨울과 함께 날 지나가는 이 시간에...마음이 퍽 편안하다.  

알고 보았더니, 모두들 비슷한 모양으로, 약하디 약한 스스로를 열고 울고
보듬고 있었다.  많이도 울고 힘들었어도, 서로 보듬어서 이기고 있었다.

내년에도 메일을 보내고, 글을 쓰고, 찬양을 할 것이다.
서운하고 바쁘고 춥더라도, 길게 글쓰는 집사님, 만년 소년 소녀인 집사님과
매일 성경공부와 큐티를 강요하는 집사님들에게 나의 부족함을 토로할 것이다.

복 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끈끈한 관계들을....
계속하여 이어 주실 것이다.  마른 빵 한 개, 따뜻한 차 한잔을 나누게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