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지난 금요일 저녁
2009 성서세미나 마지막 시간을 강건상 목사님 모시고 가졌습니다.

우리는 어떤 하나님을 믿고 있는가,
내가 가지고 있는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는 무엇인가,
내가 스스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이런 도전적 질문을 던지면서 세미나는 시작되었습니다.

결론은 ‘우리는 ‘고아’다’ 였습니다.
아버지가 있어도 마치 아버지가 없는 양
외롭게 혼자 씨름하고 고민하고 싸우며 사는 영
그 고아의 영이 우리였습니다.

미국 한 입양아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열살 남짓한 아이를 입양해서 일년간 사랑으로 키웠는데,
얘가 저녁마다 엄마를 안마해 주려고 했습니다.
자기가 받은 사랑에 대한 셈을 치루고 싶어 하는 것이지요.
이 사람이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나에게 잘 해 줄 리는 없다.
나한테 뭔가 바라는게 있을거다.
그게 무언지 빨리 찾아서 부지런히 해줘야 한다.
그걸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이 사랑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수 있다. ---

그래서 입양아 엄마는 안마를 받으면서 울었다고 합니다.
좋아서가 아니라
그렇게 애쓰는 아이가 안타까워서
그 아이의 조바심과 걱정과 근심이 너무 가슴 아파서
속으로 울면서 그 안마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세상을 고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있지만, 마치 아버지가 없는 양,
고아의 쓰라리고 메마른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와의 관계를 세상의 잣대로 저울질하고,
마음 속으로 항상 셈을 치루고,
그래서 한 시간 하나님을 안마 하고 나면 스스로 뿌듯해 하고,
아니면 당신을 안마하기에 내 손이 너무 더러워요 하고 도망가는 건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목사님 말씀 들으면서
우리는 하나님의 아버지 됨을 검증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녀 됨을 검증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하나님 당신이 어떻게 진짜 아버지인지를 이렇게 저렇게 따질 것이 아니라
과연 내가 진짜 아들과 딸인지를 곰곰이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 배운 것은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 돌린다는 것이
우리가 착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그 공을 하나님께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attribute to ~)
우리가 더 이상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
울며 부르짖으며 두 손 들고 항복하고 아버지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아버지께 영광 돌리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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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가 아니라는 사실은
수없이 들어온 얘기지만,
목사님의 일깨움과 함께 새삼스럽게,
마치 불현듯 내리기 시작하는 겨울 밤눈처럼 그렇게 포근하게 내려 우리 마음을 덮었습니다
그 하얀 눈의 감동을 다치고 싶지 않아서
서둘러 2009년 마지막 성서세미나를 마무리 짓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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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문화세미나 김소현 사모님의 강의도 못지 않은 감동이었습니다.
실제 금요일의 감동과 어우러지면서 금요일의 깨우침을 완성시켜 주셨습니다.
우리가 고아의 영에서 자녀의 영을 입으면서
이 자녀의 영성이 과연 어떤 모습인가 궁금해 지는데
그것에 대한 답을 주셨다고 할까요.

바로 아담의 영성입니다.
여기서 아담은 헨리 나우엔이 말년에 섬긴 장애아입니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는 완전한 연약함,
그러면서도 아담은 자기를 무언가로 채우려고 하지 않았다,”

헨리 나우엔은 자신이 평생 향해 노력했던 그 궁극적 영성의 모습,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참 자녀의 모습을 아담에게서 보았습니다.
완전한 신뢰, 완전한 맡김, 완전한 순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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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참 바쁘게 보낸 한 해입니다.
한 해, 한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항상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감사와 사랑뿐입니다.
특히 같이 동역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입니다.
세 사람만 모이면 나라를 도모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저는 훨씬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이분들과 1학기 성서세미나 8회, 2학기 성서세미나 6회를 준비하면서 총 23차례의 준비모임을 가졌습니다.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 정을 떼는 작업에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이분들 이름을 사랑의 마음으로 외쳐 부르는 것으로 제 감사를 대신합니다.
집행부: 고기형, 이민영, 송균석, 서나영, 김애자, 이순자, 김성림, 김인애
발제자: 이학민, 오진곤, 서나영, 김명주, 송균석, 이민영, 김상근, 강병서 (1차 세미나)
토론자: 엄성용, 허남돈, 고기형, 김지선, 노진숙, 김대성, 김기연, 이학민
발제자: 김범식, 이영석, 김영민, 석찬호, 최제숙, 강건상 (2차 세미나)

더 크고 비밀한 것이 드러나는 2010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슴이 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