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깊어가는 가을 간밤에 찬 가을비가 내렸다.
바로 전날은 10월31일 그야말로 이용의 노래 그대로다
"~우우우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
그런데 그 비가 온다기에 그것도 그 후엔 엄청 추워진다기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주일날 그다지 춥지도 않고 날도 화창하다.

새벽잠이 없어 상상하기 힘든 그 시간에 교회로 왔다가 다시
화랑학교에서 온라인 연수좀하고 1,2부 예배를 다 드리고 곧장
베낭을 둘러메고 불암산으로 향했다.
원래는 약속장소에서 오후 3시30분에 출발해야 하는데
뒤늦게 출발하시는 분들은 팔각정 근처에서 만나거나
하산길에 다 만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땀도 더빼고 살도 몇그램이라도
더 빼볼 요령으로 부지런을 떨었지만,

사실은 즉, 우리교회로 전도하기 위해 오랜시간 공 들이는 중인 죽마고우와
산행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뒷풀이에 어울리며 전도하기 위한 꿍꿍이 속셈이 있었다.
집안 대대로 불교집안인데다 아버지가 49세 돌아가신 후 큰 집안에 장손이다 보니
1년에 제사를 8번 드리다가 작년에야 6번으로 줄인 그런 친구이다 보니
참 교회 한번 나오게 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다행히 뒷풀이 장소에서 이민영집사님과 조우하면서 이집사님이
그 친구 전화번호를 따고 대화를 나누다가 낌새를 체고 후다닥 집으로 도망(?)갔지만
이민영 집사님과는 그 친구 집근처인 석계역에서 곧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다시 갖기로 하였다.)

암튼 나는 교회에서 점심도 안먹고(떡은 다떨어졌다ㅠㅠ)
교회서  화랑대역까지 친히 친구마중을 나가 공릉동 주 등산로 입구 일주문을 지나
천천히 올라갔다. 오후 1시경에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마침 그 친구가
지리산 가족등반 후 뒷풀이를 무리한 덕에 컨디션이 안좋다하니
육각정(8각정이 아니었음)까지만 가기로 하고 슬슬 속도를 냈다.

가다 보니 내려오시는 분들이 많이 보인다
어 우리교회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아드님과 내려오셔서 인사를 나누고
앗 3년전  순하와 부모님,
엇 우리교회 등록하신 홍성미샘과 아들 딸...
공릉동에서 바네하임 하시는 그 어르신과 딸도...
늦가을 정취를 맛보며 체력도 다지고 산행을 즐기는 분들과
등산길에 조우하면서 가다보니 어느새 육각정에 도착해 버렸다.

그냥 내려가자니 시간도 너무 남고 일단 산행이 너무 싱겁다.
그래서 우유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나서 헬기장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깔딱고개 가파른 계단같은 곳에서는 다리에 힘이 빠진다 몇 번 숨을 돌리다가
겨우 헬기장에 도착했다.

일단 깁밥 한 줄로 요기를 한 후  중계동쪽과 별내 신도시쪽으로 전망을 감상한 후
바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원래는 왔던 그 길로 내려가려다가 중계본동으로
하산하는 길을 잡았다. 낙엽이 뙈 많이 쌓인데다 길이 바위가 많고 큰 암반은 미끄러워
그 친구는 급경사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덕분에 나는 조심조심...
하산길이 가파르다 보니 불암고등학교 옆 우체국이 보이고 어느새 중계본동에
당도하였다.

앗 그런데 이제야 4시밖에 되지 않았다.
산에서 안터지던 전화는 이제 불이 난다.
고기형 남선교회 회장님은 3시반경에 교회에서 출발하셨다하고
이영철집사님과 조남성집사님도 그대쯤 올라오신다고 연락이 오고....
실은 신종플루라는 확진을 받은 친구가 타미플루 약기운에 정신도 몽롱하고
몸도 피곤해서 1141번 집으로 가는 버스 종점이 보이자 반색을 하고 올라탄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뒷풀이 장소 근처인 산업대 입구 근처에서
잔치국수 잘하는 집이 있으니 따끈한 국수 한그릇 하고 가자고 꼬셔서
겨우 뒷풀이 장소에 당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