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1986년 7월 1일 마석 수양관에서 저녁 설교를 듣는 중에 저는 김준곤 목사님을 통해 예수를 영접했습니다. 그 해 크리스마스에 정동 채플에서 김목사님께 세례도 받았습니다. 저의 영혼의 아버지 김목사님을 마지막으로 뵌 건 금년 원단 금식 때였습니다. 부암동 CCC 회관에서 원단 금식 수련회가 있어서 참여하였는데, 목사님의 설교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 있기가 힘드신 듯 앉아서 설교를 하셨는데, 메시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오직 예수’였습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예수라는 것입니다. 단순하면서도 그 분의 삶의 여정이 녹아 있는 메시지였습니다.

목사님께서 어제 오전 11시 10분 경 소천하셨습니다. 향년 86세. 파란만장한 삶을 접고 주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분들은 그 분이 독재 정권에 이용당했다고 합니다. 저도 진보적인 입장이지만 생각을 달리 합니다. 그 분은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오히려 정치를 이용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나친 반공주의를 비난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공산 정권의 총부리 앞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경험을 가진 분이 반공을 말씀하시는 것은 실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이 가지는 어쩔 수 없는 한계일 것입니다. 말년에는 ‘젖염소 보내기 운동’을 벌이시면서 북한의 굶주린 형제들을 위해서 기도하셨습니다.

큰 별이 떨어졌습니다. 그 분이 남긴 뜻을 이어가는 것이 남은 자들의 몫일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 준곤 목사님!

주님 품에서 편안한 안식을 누리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