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멀리 중국에서 출발한 육상 실크로드가 끝나는 지점이면서 로마로 가는 해상 실크로드의 출발점이 바로 보스포러스 해협을 끼고 있는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이었습니다. 이 곳에 326년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동로마의 수도를 세우면서 천년 이상을 이어온 비잔틴 제국의 수도였고, 1453년 오스만 투르크가 이곳을 점령하면서 새로운 이슬람 국가의 수도로 그 역사를 이어갑니다.

가장 상징적인 건물이 바로 비잔틴 건축양식의 걸작이라 일컬어지는 ‘소피아 성당’입니다. 투르크 제국은 건물의 안쪽 벽에 휘황찬란하게 그려진 성화들을 지우는 방법으로 회를 발랐습니다. 성당이 모스크로 바뀐 것입니다. 아마 투르크 제국도 건물을 부시기에는 아까웠나 봅니다. 회를 걷어낸 자리에 나타난 것은 장구한 세월을 숨어 있던 성화였습니다. 기독교와 회교의 만남이 이런 아이러니를 만들어 냈습니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현수교 밑에 위치한 SeaFood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 전에 한 컷 찍은 것입니다. 흑해와 지중해를 잇고 서양과 동양을 연결하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그 옛날부터 지정학적 요충이었기 때문에 이 곳을 차지하기 위해 동서양의 세력들이 이 곳에서 충돌해 왔습니다. 그 세월을 아는지 모르는지 보스포러스 해협은 유유히 넘실거립니다. 그 옛날의 역사를 품에 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