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연탄 한 장

안도현 -

또 다른 말도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 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 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일 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장도 되지 못하였지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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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서
늙어지게 되면
꽃이 시들고 봄날 여름이 지나고
쓸쓸한 가을 고독과 만나는 중년과
노년의 길로 접어들게 되면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돈도 없고 변변한 간판하나 달지 못하면
서러운 천덕꾸러기가 된다.
가여운 늙은 영혼을 위로해 줄 이는
하나님밖에 없음도 알게된다.
늙은이 서럽게 하지 말자
늙는 다는 것은 무엇보다 슬픈일이다.
아무리 화려하고 돈 많은 이라고 하더라도
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불쌍하고 가슴이 저려온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맙시다.
어느 누구나 청춘이었거늘
오늘 백발이 한심하다.
내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벼렸으니 모두가 다 꿈이로구나 (백발가 중 일부 인용)

~~ 물 흐르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