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작년에 목사님의 설교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한 설교를 꼽는다면 "의로운 사람 요셉"을 꼽을수 있다. 설교 내용중 그리스도인으로서 "자녀교육에 있어서 거듭나야 한다"라는 말씀을 강조 하셨는데 설교 메모를 하면서 진정코 나는 크리스천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을 합당하게 잘 키우고 있는지, 자문(自問)해 볼 때 썩 자신감이 없었다.  
아이들의 겨울 방학이 시작 되기전 일찌감치 석달 동안의 휴가를 사용하고 있었던 터라, 두딸과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회사에 다녔을 때는 알지 못했던 딸들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게 되었고, 많은 에피소드 들이 있었는데 둘째 은혜의 "수학점수"와 관련된 사건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은혜(恩慧)는 또래보다 한살이 어린 일 학년이다. 그런데 덩치가 적지 않고 몸무게는 오히려 많이 나간다. 지금 다니는 초등학교의 병설 유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언니 은지(恩智)와는 달리 성격이 너무 느긋하고, 행동이 느리다는 것을 엄마 아빠가 간과(看過) 한 점이 크나큰 실수였다.
  점심 시간에는 가장 늦게 밥을 먹기 일쑤였고, 눈이 오는 등교 길에는 제 딴에 안전하게 간답시고, 실제 5분 거리를 뺑뺑 돌아서 거의 20분을 걸려 등교 하였으며(당연 지각), 특히 압권은 수학시간이었는데 "덧셈, 뺄셈" 문제만 나오면 끄덕 끄덕 졸기 시작하여 다른 친구들의 진도(進度)를 절반 정도 밖에 쫓아 가지 못하였다.

그러던 2학기 어느 날 마침내 수학시험을 본 결과 15문제 중 4개를 맞추어서 26점을 획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우리 집안에서 일어난 소요(騷擾)에 대하여는 상상에 맡긴다. 담임 선생님의 하드 트레이닝과 엄마 아빠의 대오각성(大悟覺醒)에 의하여 하루 20문제씩 다양한 방법으로 덧셈과 뺄셈을 풀어가면서 은혜는 1학년 수학을 겨우 정복해 나가기 시작하였으나 지금도 우리 부부는 26점 짜리 시험결과를 받아 들고서 얼마나 화가 나고 조급하며 분하였던지..... 이제 갓 초등학교 일학년 딸 아이의 수학 실력을 높이려고 소리를 지르며... 닥달 하였는지, 다시 생각해 보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은혜는 수학은 잘 하지 못하지만 책 읽기를 좋아한다. 줄 넘기도 끈질기게 연습하여 처음에는 한개도 못했는데 지금은 쉬어 가면서 300개씩 할 수도 있다. 특히 방과후 수업 시간(생물탐구)에 키우다 데리고 온 장수풍뎅이 애벌레(이름 꾸꼬:꾸물꼬물)는 애지중지 하면서 몇 달째 죽이지 않고 잘 키우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면서 아내는 어린이 매일성경을 사주면서 아이들과 큐티를 시작하였다. 나중에 논술
학원비를 아껴 보겠다는 전략이라는데 뜻대로 될 지는 모를 일이다. 아이들은 말씀을 읽고 느낀점 들을 "더하고 뺌"이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고, 기도한 후에 하루 시간표에 따라 일과를 시작한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모든 것이 헛된 것"임을, "일찍 일어나서 수고 하는 것"도
"파수꾼의 깨어 있음"도 모두,  믿음의 든든한 바탕 위에 서있어야 의미가 있다는 것을 남은 방학기간 동안 우선 가르치려고 한다.    

성격히 느긋하고 동작이 느린, 수학점수 26점에 빛나는 김은혜는 2학년 왕수학 문제집을 사서 선행(先行)학습을 시작하였다.  둘째딸 은혜가 2학년 때는 기필코 60점을 넘기를 바란다. 그리고 왕수학 (王數學) 공부를 하기에 앞서 어린이 매일 성경을 펴서 큐티를 하고 "예수님을 잘 믿는 어린이"가 되는 것을 소망하기를 바란다. 그런 기도를 매일 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일생동안,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은혜(恩惠)"를 넉넉히 누리는 사랑스러운 딸 "은혜(恩慧)"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