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살면서 가끔은 아주 긴 여운이 남는 일들을 만납니다.
친구와의 봄날 나들이,
며칠 밤을 새면서 읽은 책,
진한 감동의 영화 한편,
연애와 실연의 가슴앓이,
모두 긴 흔적을 남기는 삶의 여운들입니다.
물론 살면서 점점 뜸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삶의 어느 한 모퉁이에서 짱하고 우리를 놀래키는
이런 여운들에 환호합니다.
가슴 뛰어 합니다.

이번 수련회도 아마 그 삶의 여운들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온전한 쉼과 나눔의 시간이었습니다.
사랑과 여유 용서와 화해만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문제는 앞으로 입니다.
이렇게 진한 여운을 맛 본 마당에
다른 어떤 휴가도 이제는 싱거울 것이란 걱정이 생깁니다.
서로 볼을 부비고 체온을 나눌 친구들이 없는 휴가는 이제 싱겁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본다면 우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열살배기 동네 꼬마들이었습니다.
기형아 놀자 종은아 놀자 광수야 놀자 진곤아 놀자…
우루루 몰려 다니며 담 너머 사랑하는 친구들을 불러내고
그래서 땀 뻘뻘 흘리며 공 차고 소리 지르며 물장구 치는 꼬마들이었습니다.

사랑을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의 문제에 대해 하나님이 내리신 처방이 사랑인데
이 사랑이 참으로 물질적(physical)인 것임을 알게 됩니다.
사랑은 그냥 부등켜 안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장황한 말이 필요 없고 복잡한 이론이나 고매한 정신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부등켜 안고 서로의 눈길을 맞추는 것
땀과 호흡과 체온을 나누는 것
사랑은 그렇게 형이하학적인 처방입니다.
그래서 참 강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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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회 하면서 배우고 느낀 점 몇 가지 나눕니다.

내가 그토록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었던 이유.
작업 부족.
이 사실을 30년 전에만 알았더라면…
때 늦은 깨달음.

목사님과 김성기 집사님
수구하는 2시간 내내 서로의 몸을 필사적으로 부등켜 안고 있었음.
성 정체성 문제 제기 필요.

앞으로 1년간 모든 남자 성도들에게 주어진 숙제.
배 집어넣고 멋진 몸 만들어 삼각팬티 입고 짠 나타나기
종은 아우님 각오하세요.

사모님이 이대 부임하시기 전에 하시던 일.
무용수.
역시 과거는 감출 수 없다는 진리.

공감이란
남자는 여자가 문제가 있다고
여자는 남자가 문제가 있다고
서로 굳게 믿는 것

부부의 문제란
결국
주차장 공간의 문제.

조효상
그대의 이름은 여자

비극이란
스스로를 영화배우로 믿는  
정신과 의사의 착란 증세

상처란
평범한 외모로
그런 착각 마저도 허용되지 않은 사람이 느끼는 쓰라림

순진함이란
축구 편가를 때
왜 하필 웃통만 벗는지 궁금해 하는 것

내숭이란
예상치 못한 포옹에 놀란 척 하면서
엉겁결에 볼에 입 맞추는 행동

배려란
남을 위해 내 자리를 내어 주는 것
저 때문에 출발 늦추신 김혜정 집사님 감사합니다

천국이란
사랑하는 사람들
손에 손잡고 원 만들기

젊게 살기.
오늘은 우리 남은 생의 가장 젊은 날.
그리고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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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남이 차려준 밥상을 즐기기만 해서 미안한 기분입니다.
이 밥상을 차리는데 수고하신 분들이 너무 많지요.
강병서 집사님 이하 준비위원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잘해서 또 하시기를 촉구합니다.
이준구 집사님 항상 최고입니다. 다만 너무 혹사시켜서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선영 집사님과 찬양팀 고맙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찬양이었습니다.
최승희 집사님과 여전도회원님들 감사합니다. 엄마의 손길이었습니다.
청년부와 자원봉사 팀 중고등부 챙기느라 너무 수고 많았습니다.
김영진 집사님 성도를 위해 귀찮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그 열심에 감사합니다.
박춘길 집사님 멋진 색소폰 연주 감사합니다.
오진곤 집사님 사진 촬영에 감사합니다.
여러 전도사님들 모든 봉사와 진행에 감사드립니다.
그외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목사님 이런 파격의 안식을 허락하신 그 여유와 자유에 감사 드립니다.

다음 수련회에는 더 많은 성도님들이 참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