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영화 <미션>을 추억하며

2018-03-16, 조회 : 1299
이영석a


1986년 세계에  묵중하고 강렬한 충격을 던진 영화가 있다. 바로 롤랑 조페 감독의 “the Mission”이다. 나는 개봉 당시에도 보고 그 후로도 이 영화를 여러번 다시 보았다. 세계 최고의 명화 반열에 드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성공에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을 빼 놓을수 없다. 세계 최고의 영화음악가다운 면모를 이 영화를 통해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과수 폭포를 기어올라야만 다가갈수 있는 원주민 부족은 최초의 선교사를 십자가형 뗏목에 묶어 폭포에 던져버린다. 이를 알고도 가브리엘 신부는 순교를 각오하고 이과수 폭포를 기어오른다. 그가 원주민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연주하는 음악이 바로 유명한 “Gabriel’s Oboe”이다. 역시 음악은 만국의 공통어이고 마음의 벽을 허무는 마력이 있다.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지만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는 것은 바로 멘도사(로버트 드니로 분)가 이과수 폭포를 오르는 장면이다.

원주민들을 포획하여 노예로 팔아넘기던 멘도사가 우발적으로 동생을 죽인 후에 죄책감에 시달리다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 분)의 권유로 자신의 노예 포획대상이었던 원주민들을 위한 선교사로 헌신한다.

그는 원주민들을 잡아들이던 포획도구들을 몸에 매달고 이과수 폭포를 기어오른다. 맨몸으로 오르기도 힘든 험한 오르막을 그는 무거운 짐을 이끌고 묵묵히 오른다. 디딛는 발걸음마다 원주민에 대한 속죄의 마음과 자신의 손에 죽어간 동생에 대한 속죄의 마음을 새긴다.

마침내 폭포의 정상에 도착하고 그를 알아보는 원주민과 마주한다. 원주민들은 그의 고행을 보고 그를 용서하고 형제로 받아들인다. 원주민을 포획하던 그물을 잘라 폭포수에 버림으로써 멘도사와 원주민의 악연이 끝난다.

참회의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멘도사는 이순간 노예상이 아니라 신부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보다 아름다운 휴머니즘이 또 있을까 싶다.

살아가면서 가장 하기 힘든 일이 자신에게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하물며 자신을 죽이려고 한 사람을 용서하기는 더욱더 힘든 일일 것이다. 하여 용서는 신의 영역이라 말하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