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병산서원
                          
칠 폭 병풍 수묵화
그 뒤에 숨어 있는
회초리 든 바람소리는
배롱 꽃으로 위장하고
기골이 장대한 만대루
여백 또한 한 폭이네.

반짝이는 강물은
입교당에 숨어들어
하얗게 밤을 새워
강론을 도강(盜講)하고
노을도 바꾸지 못한
푸른 빛 그 기개.

생각이 생각을 낳는
덜컹덜컹 굽은 길
꿈꾸는 도포자락
학이 되어 비상할 때
이제야 찾아온 이유를
알 것만 같으니.

* 몇 년 전 이맘 때 (4월 19일) 눈이 펄펄 내리던 날 병산서원을 찾아가던 날이 생각나서 졸작을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