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안녕하세요
최근 발행된 2015년 11월 26일자 안동문학 38호에
김대현 집사님의 시 세편이 실렸습니다.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공감을 자아냅니다.
감상해보세요

1. 세월호 <김대현>

  처음 타보는 큰 배
  밤은 찬란했다.
  설렘은 밤늦도록 이 방 저 방 돌아다니고
  추억을 담아 올 큰 가방
  웃음도 마냥 컸다.

  물살 빠른 진도 앞바다
  해전(海戰) 같은 소리에는
  안전은 잡고 있던
  스피커도 나뒹굴고
  문자를 찍다가 놓친
  핸드폰엔 사 ㄹ ㅎ

  일 년도 더 지나 찾은
  발길 뜸한 팽목항엔
  갈매긴 끼룩끼룩
  노란 울음을 울고
  아직도 하선 못한 아홉 명
  소금물로 허기 달래는


2. 봄 풍경화  <김대현 >

  바람이 반주하고
  나뭇잎이 합창한다며

  아내가 시인 흉내 내며
  봄날을 노래할 때

  따가운 햇살을 모아
  북을 돋아 심었다.


3. 진화론 < 김대현 >

  난생 처음 오페라 아이다를 관람했을 때
  소감 묻는 아내에게
  ‘영~ 아이다’라고 답하고
  아까운 돈과 시간을 저울 위에 올려놓았다.

  어린 아들 출현했던
  오페라 라보엠은
  왜 그리 재미있던지 몇 번을 보고도
  지우지 못한 영상을 시 한 수로 포장했다.

  딸아이 귀국독창회엔 아리다도 울컥해
  옆자리 아내의 손 슬며시 잡아보니
  그 손도 감격의 비를 촉촉이 맞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