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저는 상현교회 홍행자집사입니다.
서울여대교회 선교잔치에 제가 왜 이렇게 흥분되고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이명희집사님은 제 미용실 손님이었습니다.
어느날 몽골로 선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면서 미용을 하고 싶다고 해서 제가 가르쳤고 적어도 3개월은 배워야 하는데 1개월밖에 배우지 않은 실력으로 이번에 땀 깨나 흘렸을 것입니다.

드디어 8월 12일 서울 여대 교회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8시간 걸려서 도착. 찜질방에 여장을 풀었는데 밤새도록 윙윙 울어대는 태풍소리에 잠시 불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하나님께서 알아서 해 주시겠지 했던 믿음은 어디로 가고 누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일어나 한참 기도를 한 후에 다시 누웠는데 다행히 아침에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배안에서  약간 자고 보길도에 도착하니 보길도는 생각보다 크고 아늑하고 아름다운 섬이었습니다.

아침을 먹자마자 월송리 마을 회관으로 갔습니다.
회관에 방이 셋이라서 그 중에 한 방에서 미용을 하리라 생각했는데 미용은 밖에서 해야된다고 하자 기분이 조금 서글펐습니다. 나도 30년된 미용사인데 의사선생님만 최고인가하고..(나중에 물어보니 3방이 모두 꽉 차서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마당에서 하라고 하는데 바람때문에 안될 것 같아서 아래채 창고로 왔습니다.
전설의 고향같은 집에서 곰팡이 냄새는 나고 덥고 조명은 어둡고 거울도 없고 ..
게다가 손님은 연세 많은 뽀글뽀글 파마 머리에 바닷물에 감으셨는지 빗도 잘 들어가지 않고 ..
그래도 어떡합니까. 첫인사로 "와, 젊은 언니들만 모이셨네." 했습니다.
아뿔사 이제 선교의 현장인데 내가 핑크빛 꿈을 꿨꾸나.
기대감과 환상이 와르르 내 가슴속에서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순간 예수님 음성이 들렸습니다. "섬기려 왔다"는.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한사람이라도 더 섬기자.
유목사님께서는 파마를 5사람만 해드리라고 했지만 할 수 있는대로 많이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기쁨이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창 밖엔 비바람이 쳤고 이마엔 땀이 흘러내렸지만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는데,  김기연집사님께서 기타를 들고 오셔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어 주셨습니다.
'아, 이곳이 천국이구나'.  왜 아니 그러겠어요.   만약 햇볕이 났더라면 슬라브 지붕때문에 저희는 머리가 아파서 작업을 못했을 것이고 이렇게 치밀하게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희열이 넘쳐났습니다.    찬송 가락에 맞추어서 엉덩이 춤을 추며 '아싸, 아멘, 할렐루야' 를 부르면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어떤 집사님이 닦아 주는 줄도 모르는 채 전도하였습니다.
자꾸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것이야 파마밖에 었지만   우리 하나님께서는 무궁 무진하게 해 주실텐데라고 설명했고
혼자  사셔서 안되고 바빠서 안된다고 하실 땐,  예수  믿지 않아서 지옥에 계신 우리 엄마처럼 되실까봐 내마음은 타들어 가기만 했습니다.
커트는 20명 정도, 파마는 6명 했습니다.

다음날은 옆마을 부용리 회관에서 천막치고 2시까지 11명 파마를 해드렸습니다.
끝나고 예송리 해변가로 놀러 갔는데 그 때부터 햇빛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엔 마을 잔치가 열렸는데 어르신들께서 계속 내리던 비가 마을 잔치하라고 비가 그치는 것을 보시고 "정말 당신들 하나님이 있기는 있는가 보다"고 하셨습니다.
어린이들 율동과 찬양 청년들 워십, 집사님들의 중창에 춤을 덩실덩실 추고 싶었지만 아쉽게 마음뿐이었습니다.   '하나님 기쁘시죠'묻고 싶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엔 청년들이 밤샘으로 피곤해서 큐티가 없다고 하셔서 융통성있으신 목사님께 감사했습니다.
공룡알 해변에 갔을 때 돌들이 동글동글하고 타조알같이 신기하고...
여러 모양으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젠 서울행이 시작.
"11시40분 배를 탄다고 내가 말하지 않았나요?" 10분 밖에 안 남았다는 목사님 말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먹밥을 싸느라 마음 무겁게 해드려서 죄송했습니다.  집사님들 시간 관념 좀 가져 주세요, *^^*

배 안에서 같이 웃고 노래 부르고 몸도 흔들고 피곤이 다 풀렸습니다.
완벽하게 스케쥴 짜주신 목사님께 경의를 표하고   많은 식구들 풍성하게 먹여주신 양명화 집사님  사랑하고 수고하셨어요.
참으로 날씨를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바람으로 비로 구름으로 뜨겁지 않게 맞춰 주신 하나님 사랑에  영광 돌립니다. 할렐루야. 화이팅.서울여대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