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어제 퇴근을 하는데 우연히 지하철에서 청년 두 명이 대화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살아 돌아오면 하나님의 은혜라고 떠들어 댈 테고, 죽기라도 하면 정부를 향해 대응을 잘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항의할 텐데, 기독교인들 정말 꼴 보기 싫어!”

순간 얼마나 착잡했는지 모릅니다. 아마 기독교에 대해서 적대감을 가진 어느 청년의 반감에 찬 일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서도 동정론이 대세이지만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가진 사람들 일부는 ‘천국에 더 가까이 가게 되었으니 축하할 일’이라는 둥 조소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난의 화살들 모두는 분명 우리가 껴안고 가야 할 우리의 생채기일 것입니다.

순수한 봉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떠났던 주의 청년들이 납치되었다는 사실 앞에 우리는 무사 귀환을 위해서 뜨겁게 눈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이처럼 한마음으로 기도해 본 것도 아마 초유의 일일지도 모릅니다. 한편 저는 또 하나의 기도를 추가하고자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에게 들려주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우리가 듣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탈레반에게 허락하시지 않으셨으면, 주의 청년들은 지금 같은 억류상태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극단적으로는 국제정치적 대립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원이 순교의 피를 흘릴지도 모릅니다. 만에 하나 이러한 결말이 우리를 기다릴지라도 다니엘의 세 친구처럼,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라는 믿음을 우리는 끝까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먼 훗날 언젠가는 그 의미를 깨닫게 해 주실 주님을 기대하면서.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미리 계획하신 의도대로 모든 상황들을 이끌어 가실 거라는 것을 믿습니다.

아마 우리가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만큼 그들 청년들은 그렇게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누구나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맛본 사람이라면 극한 상황 하에서 주시는 주님의 평안이 얼마나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그들 청년들은 유서를 써놓고 선교지로 떠났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2년 전에 인도네시아 선교를 떠나면서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이미 극한 상황을 각오하고 떠났듯이 닥친 상황 앞에서 믿음의 결기를 다지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제가 아는 한 박은조 목사님께 배운 주의 청년들이라면 틀림 없을 것입니다.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주께서 청년들의 믿음을 끝까지 지켜 주실 것을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