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새해 첫 주일 새벽 1시 반까지 EBS에서 방영되는 영화를 보았다.

‘dead man walking’

살인자 매튜와 수녀 헬렌의 이야기이다. 사형 집행일 6일 전부터 매튜의 영혼 안내자로 함께 하며 사형 집행까지의 과정을 그려낸다. 사형 직전 매튜의 입에서 작은 절규로 쏟아내는 ‘어떠한 형태로든 사람을 죽게하는 행위는 안된다’는 말은 이 영화의 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 영화를 보며 주제와는 별개로 두 개의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죄인 매튜는 사형 집행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느끼게 되는 죽음에 대한 지독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간절함으로 쩔쩔매는 처절한 모습을 강도를 더해가며 6일간에 걸쳐 보여주고 있다.

이 때 어떤 이가,
매튜를 끔찍이 사랑하는 어떤 이가 나타나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매튜에게 손을 내밀고 ‘내가 너를 사랑하니 내가 네 대신 사형장으로 가겠다’ 며 구해 준다면 매튜는 그때 어땠을까......

‘고맙다’고 하기에는 그 말이 너무 가볍다.

그 분이 누구인지 정말 궁금했을 것이고, 어떻게 그 분은 그럴 수 있으며, 그분은 왜 나를 그토록 사랑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나는 그분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론 지금까지 해왔던 몹쓸 죄는 그분을 생각하면 도저히 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평생 남은 삶을 그분께 고마워하며 그분이 하신 말을 잘 기억하며 실천하는 것이 그 고마움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이 부분은 나와 예수님의 모습으로 오버랩 되어 나타났다. 죽어야 할 내 대신 죽으신 주님, 아주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리고 다시 내 삶을 들여다보았다.

또 하나는, 매튜의 6일간의 지독한 두려움의 처절한 모습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가시기까지의 그 고통을 보는 듯했다. 인간의 성정을 가지신 예수님은 하나님께 ‘하실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돌이켜 달라’고 애원의 기도를 하시고, 하지만 아버지의 뜻대로 순종하겠다고 하신 말씀이 얼마나 힘든 상태인지를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너무도 많이 아팠다. 그 것이 나를 위한 죽음이라는 것......

아침이 되어 교회 가서 드린 예배의 설교 말씀은
데살로니가전서 5장 10절 ‘예수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사 우리로 하여금 깨어있든지 자든지 자기와 함께 살게 하려 하셨느니라’
곧 나를 위하여 죽으신 이유는 예수님과 함께 살게 하시기 위함이었다.
"예수님과 함께 사는 삶",  이 삶은 아마도 ‘상상의 구원자에 대한 매튜의 마음’ 으로 사는 삶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11절 ‘그러므로 피차 권면하고 서로 덕을 세우기를 너희가 하는 것 같이 하라’

올해 우리 교회의 목표는 ‘예수와 함께 살고 서로 세우는 교회’이다.

공교롭게도 새해 첫 새벽에 좋은 영화를 보며
말씀으로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참 좋은 선물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