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기독교는 참 불편한 종교입니다.
‘가치’가 아니라 ‘존재’를 믿기를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랑’이란 가치가 있습니다.
이 가치는 좋은 것입니다.
이성으로 저울질이 가능합니다.
그 '가치'가 가진 의미와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치’를 믿고 받아들이기는 쉽습니다.
만약 기독교가 이러한 ‘가치’를 전파하는 종교라면 기독교는 편한 종교입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우리로 하여금 ‘가치’가 아니라 ‘존재’를 인정하기를 강요합니다.
‘예수’라는 존재입니다.
예수의 사랑 이전에 예수 자체를 인정하기를 강요합니다.
그래서 불편합니다.
존재를 인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존재란 것이 우리의 이성으로 가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상식과 논리와 과학과 세계관으로 재단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뛰어 넘어야만
이 모든 것을 파괴 시켜야만  
그 존재를 받아 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독교란 사람을 엄청 곤혹스럽게 만드는 종교입니다.
그냥 착하게 살면 되는 것 아닌가.
그냥 사랑하면서, 구제하면서, 봉사하면서, 세상 이치를 따르면서,
그렇게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사실 ‘가치’만을 찾자면 구태여 기독교일 필요도 없습니다.
불교도 힌두교도 이슬람도 모두 ‘사랑’과 ‘자비’와 ‘봉사’와 ‘구제’를 전파합니다.
이들은 또한 ‘존재’를 알기를 고집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우주에 편만한 도, 일심, 진여, 브라만,
엄청 크고 위대하지만,
우리가 알 수 없는, 구태여 알 필요도 없는 존재를 우리의 인식영역 어딘가에 두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기독교는 이 ‘가치’에 주저앉기를 거부합니다.
또 단순히 불가지 불가해한 ‘절대 존재’를 인정하는 것으로 그치기를 거부합니다.
대신 엄청난 주문을 우리 코 앞에 들이댑니다.
예수의 존재를 믿든가 아니면 믿지 않든가
그와 직접 만나든가 만나지 않든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기를 강요합니다.
둘 중의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강요합니다.
그 외의 모든 기독 교리는 그냥 변죽이고 겉치레일 뿐이라고 선언합니다.

정작 예수님은 당신을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이야 말로 ‘가치’를 전파하셨습니다.
사랑하라고 외치셨고
십자가 죽음으로 그 사랑을 몸소 보이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성경 읽기는 가끔은 혼란스럽습니다.
‘예수’란 ‘존재’인가
아니면 그가 가르치는 ‘사랑’이란 ‘가치’인가를 놓고 씨름하게 됩니다.
우리가 믿어야 하는 것 말입니다.

과연 성경이 ‘증거’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성경의 수많은 구절에서 ‘가치’를 끄집어 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겠다는 ‘교훈’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런 가치서, 교훈서로서의 성경은 빈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명심보감이나 법구경보다 못합니다.
오류도 많습니다.
깊이도 없습니다.
이런 가치와 교훈을 이스라엘이라는 구체적 상황에 담아 전달하는 점에서 독특하다,  
그래서 아무리 퍼내어도 마르지 않는 샘처럼 깊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설사 아무리 뛰어난다 한들
이렇게 되면 성경은 명심보감이나 법구경과 경합하는, 경쟁하는,
또 하나의 책이 되고 맙니다.

대신 성경이 증거하는 것이 어떤 ‘존재’에 대한 증거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누구나 알고 이야기하는 ‘가치’가 아니라
아무도 몰랐던,
정말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어떤 ‘존재’에 대한 증거라면,
이건 정말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책이 됩니다.
다른 어떤 책도 이 ‘존재’에 대해 증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치열한 논쟁입니다.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한 목숨을 건 논쟁입니다.
쓴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나
모두 자기 생명을 걸고
죽기를 각오하고 부딪쳐 가야 되는 논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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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성경공부에서 이도형 집사님이 사복음서 비교를 통해 귀한 묵상거리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바로 예수와 사랑,
존재와 가치,
그 변증의 관계입니다.

과연 나는 예수님을 얼마나 믿는 것일까.
그 분을 얼마나 깊이 아는 것일까.
그 분이 가리키는 달도, 가리키는 손가락도 아닌,
그 분 자체, 그 분의 존재 자체에 얼마나 감격하는 것일까.

방학 동안 제게 주어진 숙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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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성경공부가 8월 말까지 한달 여의 방학에 들어갔습니다.
한 학기 동안 인도하시며 수고해 주신 임성균, 정인주 집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탐구와 주님에 대한 열심으로 이 모임을 지탱해 준 이도형 이옥경 집사님 감사합니다.
두 분이 안 계셨으면 이 모임이 없어진 지 오랠 것입니다.
모임의 균형과 무게를 더해주신 임무근 집사님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그외 한 번이라도 참석해 주신 집사님 모두 모두 감사 드립니다.
2학기에는 좀 더 많은 집사님들 뵙기를 소망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