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한 잎의 낙옆 같은 이 비행기[2]

*(2) 김포공항을 떠나며
18시33분,
드디어 수상기에는 바다 위를 날기 시작했음을 표시한다.

아내의 고마움을 무엇으로 표시할까 ? 나의 평생의 동반자. 사랑으로 보답하리라.
생각해 보면 내 주변에는 참 많은 동반자와 무조건적인 사랑을 배려하는 믿음의 형제들이 많다.

나는, 어떻게 보면 재미없고, 무뚝뚝하며 표현없는 사람인 나에게도 조건 없이 후원하고 도와주어 보내진 이 여행은 감사와 감사뿐이다.

비행기는 잔잔한 수면 위를 거닐듯 날고있다. 물결이 출렁이듯한 기분.
대학 입시를 재수를 하고 원서를 내고 시험을 치고 발표를 기다리는 우리 상진이는
나의 이 여행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포기하려는 나에게 가야만 한다는 그 말.

"하나님께서 너는 내가 창조하여 놓은 이 모든 아름다움은 너는 얼마나 보았느냐고 했을 때 아빠의 대답은" 하며 다녀오기 바라는 나의 아들과 아내.

저녁식사가 또 비행기 안에서 시작된다. 치킨이 곁들여진 양식이었다.
벌써 목사님들과 전도사님들은 김치이야기를 하기시작이다. 심지어 된장국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지역의 음식을 먹는 것도 고행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이 또한 하나님께서 주는 축복이라 생각된다.
어쨌던 허락된 음식이니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나는 미리 준비된 밑반찬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이것도 겪어보고 싶은 고행 과정의 하나가 아닐까 ?

19시06분,
아직도 저녁놀은 계속이다. 참 신기한 현상이지... 수상기에는 이제 기체는 바다 한가운데 위치함을 알려준다.
먹었으니 이제 가야 하겠는데 줄을 선다. 참으로 사람속은 거짓을 모르는 것같다.

먹거리가 나의 오장육부를 통하여 드디어 한줌의 죽으로 자취 없이 사라진다. 어디로 가 버릴까?
언젠가 다시 나에게로 무엇을 통해서든 돌아오리라 !

기상이 고르지 못한것 같다. 비행기는 좌우 흔들림이 크다. 허공, 공간에서 한 잎의 낙옆 같은 이 비행기 안에서 나는 대체 무엇인가 ?
온통 세상을 다 가진것 같으나 정작 어느 것도 하나 가지지 못한 존재에 지나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19시38분
대만 해협으로 진입하기 시작한다. 계속 큰 소나무 숲속 한 가운데 있는 듯 쏴....하는 소리만 들린다.
눈을 감으면 지금이라도 내 옆에 사랑하는 아내와 상진이가 여보, 아빠 할것만 같다

. "하나님 ! 감사합니다"
이말 외에는 아무 말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