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다양한 사람의 복잡한 성향을 단 9가지 유형의 틀로 규정짓고 가둔다는 것...어찌보면 좀 위험한 생각 아닐까? 하고 시작한 에니어그램이었다.
하지만 접하고 나니 깊이 공부한다면 관계속에서 내가 좀 더 현명하고 따뜻한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될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난 처음에 모든 성격유형이 다  내 성향 같아 날 찾는것 부터가 힘들었다.
시작부터 뭔지 슬슬 불안했다. 나 스스로도 내 본성을 찾지 못할만큼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만큼 많은 형의 가면을 쓰고 살아온 건가? 아니면 내가 워낙 성숙한(?)사람이라 내 본성을 잘 승화시켜 다양한 인격을 모두 소화해 낸 것인가?(말도 안되는 합리화지만...) 하지만 꼭 하나에 접근해보라는 강사님의 지시에 따라 집사님들께 떠밀려 장형 8형에 앉았다가 후반부에가선 그나마 많이 일치하는 7형을 선택했다. 유형이 딱 떨어지지 않는 것도 어찌보면 더 인간적이고 매력적이기 때문이라 생각하기로 했다(뭐든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자신하는 근거없는 낙천주의, 이 천진난만함도 7형 성향이긴 하다 ㅎㅎ)

그런데 에니어 그램을 하면서 참 반가운 위로를 만났다. 지금 내 모습이 어떤 유형에 속하든 또 본래 하나님이 만드신 나의 모습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우린 모두 그 존재만으로 참 귀하며 인간은 모두 "니 꼴대로 살아도 다  아름답다" "부족하고 못난 성질이란 없다”  “다 괜찮아!!" 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를 만나게 된 것이다 .

힘겹게 나를 굽어뜨리고 잘라내며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착하고 바르게만 살며 칭찬 받지 않아도, 우린 모두 있는 그대로의 못된 내 모습까지를 사랑할 수 있어야하고 내 마음속에서 아직도 위로받지 못한 상처로 울고 있는 어린시절의 나, 그 기억 한가닥과 마주하면서 아픔과 분노를 위로받고 내 성격의 아킬레스건을 치료할 수 있게되는 것...그것이 애니어 그램의 시작이었다. 내속의 아픔이 치유되고 내가 용서되고 참 평온을 찾으며 남까지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그것이 에니어그램을 통한 진정한 나찾기! 치유!란다  

이틀간의 세미나를 하며 강의실에 함께 한 많은 집사님들 한사람 한사람이 빛나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같은 유형들끼리 모여앉아 나눈 진지한 토론시간, 던져진 질문에 내놓는 참 다른 반응들에 웃기도하고 새삼 놀라기도 하며 서서히 “유형의 차이”가 그분들의“아름다운 색깔”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선명해지는 생각들....나의 무심한 한마디가 전혀 다른 유형을 사는 저 분에게는 틀을 깨뜨리는 무서운 망치로 정말 아플수 있겠구나!
우리유형에겐 너무나 쉽고 당연해 보이는 결정과 해결방법들이 그들 유형에겐 그리 머뭇거림으로 보일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힘겹게 용기를 내야만했던 반응이었구나!
그리고 결국 인정할수 밖에 없는 부끄러운 깨달음하나... 세상 살면서 난 참 많이도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 성격 이상해! 나와는 코드가 안맞아! 를 연발했었구나...내 유형의 거칠고 거리낌 없음은 카리스마, 결단력이라 포장하면서 그들의 신중함이나 염려는 답답해! 이해할 수 없어!로 단정 지으며 내몰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