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동영상

최성호 목사

1. 전도서 1, 2장은 “모든 일들이 새로울 것 없는 반복일 뿐이고 순리대로 돌아가지도 않고, 영원히 보람된 것도 없고, 죽음과 함께 세상에서 잊히고 사라진다. 그래서 모든 것이 헛되다”고 말합니다.

2. 그런데 반전은 3장의 ‘때’ 라는 개념을 통해 일어납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이 ‘때(eth)’ 는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선과 같은 시간이 아니라 의미가 실린 채 경험되는 덩어리 같은 시간을 말합니다. 인생은 이 ‘때’ 들로 구성된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전도자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알맞게(아름답게) 하셨다”고 말합니다.

3.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영원(올람)을 사모하는 마음(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다”고 말합니다. ‘올람(olam)’은 영원 혹은 계속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인간만이 흐르는 시간에 대한 감각을 부여받았습니다. 그래서 현재를 초월하여 과거를 그리워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합니다. 미래에 대해 걱정하기도 하고 희망을 갖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초월자이신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파악할 수 없게” 하셨습니다. 이 한계 때문에 인생이 무의미하고 헛되게 느껴집니다.

4. 하지만 ‘때’ 라는 관점에서 보면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때’ 에는 하나님의 적절한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뜻을 ‘때’ 라는 바구니에 담아 ‘지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안겨주십니다. 우리는 시간의 처음과 끝을 파악할 수 없지만, 이 때들을 하나님이 ‘알맞게’ 주신 것으로 받아들일 수는 있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물론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의 예수님은 처음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골고다의 때가 적절한 때라고 동의하지 못하셨지만, 기도하시는 가운데 마침내 받아들이셨습니다.

5. 해 아래 모든 것이 헛되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헛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해 아래 일들을 더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전7:14)” 괴로울 때도 그것이 하나님의 적절한 결정이니, 내가 어찌 반응해야 적절한지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을 또한 알았도다(전3:13)” 내가 먹고 마시고 수고하고 가족과 지내는 이 ‘지금(Present)’이라는 ‘때’ 는 하나님부터 배달된 내 몫의 복, 즉 ‘선물(the Present)’입니다. 결코 헛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