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동영상

김범식 목사

늙은 제사장 사가랴는 아내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자마자 닫혀던 입술이 열리며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Benedictus, 1: 68-79)에는 하나님의 구원역사에 대한 감사와 고백이 담겨 있고, 그의 인생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침묵의 기다림으로부터 은혜를 입었습니다. 사가랴는 제사장으로서 지성소 앞 분향단에 향을 피우는 은혜의 선택을 받았고, 천사로부터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더 크고 복된 소식을 들었지만 믿지 못했습니다. 믿지 못한 댓가로 아들을 낳기까지 말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신다’라는 아들 요한의 존재를 보자마자입이 열리고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찬양했습니다. 사가랴의 침묵은 하나님의 말씀이 나타나지 않던 ‘말씀의 침묵시대’를 상징합니다. 사가랴는 늙기까지 구원의 말씀을 기다렸고 은혜로 주시는 아들을 기다린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시간(chronos)을 살면서도 언제나 하나님의 때(kairos)를 기다려야 합니다. 믿음은 기다리는 것입니다.

둘째, 약속을 믿으며 하나님의 구원을 바라보았습니다. 찬송은 단순히 아들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가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약속하신 구원과 회복을 바라보는 제사장의 기도입니다. 정치적 종교적 권력자들은 누리고 즐기는 것 때문에 하나님의 구원과 회복을 바라지 않지만, 힘과 부와 거리가 먼 평범한 제사장 사가랴는 조상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 메시아의 구원과 회복을 기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선교의 아버지 Hudson Taylor는 “하나님은 위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을 찾지 않고, 지금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엔케렘 마을의 평범한 노인부부 사가랴와 엘리사벳은 성령의 사람으로 약속을 믿으며 구원을 바라는 사람이었기에 하나님은 여기에서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신 것입니다.  

셋째, 아들 요한의 인생을 축복하였습니다. 사가랴는 아들 요한을 안고 ‘선지자로서 주의 길을 준비하고 죄사함으로 말미암는 구원을 전하라’(눅 1:76-77)고 축복했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은 요한이 ‘주 앞에 큰 자가 될 것이다’ 라고 전했습니다. 선지자는 언제나 고난의 길을 갔습니다. 선지자로 살라는 것이 아버지의 축복이라고 말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아버지 사가랴는 주 앞에 큰 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요한을 “여인이 낳은 자 중에서 가장 큰 자라”고 칭송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떠오르는 태양으로 어둠의 권세를 물리치는 하나님의 구원이고 그 일을 증언하는 아들의 삶이 최고의 복이라고 믿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