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동영상

김범식 목사

  신앙은 이성과 지식을 긍정하며 추구하지만 지식이 만들어내는 부정적 현상을 경계합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의 불화 뒤에는 교만하게 하는 지식이 있음을 말하며 덕을 세우는 지식이 되도록 권합니다.

  첫째, 사랑을 갖춘 지식이어야 합니다. 바울은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고전 8:2)고 말합니다. 학문의 도시 다소에서 태어난 바울은 헬라철학과 로마의 수사학을 배운 것에 만족하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유학을 와서 당대의 학자에게 율법을 배웠습니다. 그가 가진 지식으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부정하였습니다. 전도자로 일생을 살고 감옥에 갇힌 바울은 자신의 지식으로 육체를 자랑하고 교만하였음을 고백하며 그리스도를 아는 가장 고상한 지식을 자랑합니다. 인간의 지식으로 하나님을 다 알 수 없기에,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하나님이 알아주시기를 구해야 합니다. 사랑을 갖춘 겸손한 지식이 덕을 세웁니다.

  둘째, 양심을 세우는 지식이어야 합니다. 고린도 교회는 우상제물을 먹는 문제로 갈등이 생겼습니다. 우상은 결코 신이 아니라는 지식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이방문화 속에 살았던 습관으로 여전히 우상을 신처럼 생각하고 드린 제물의 고기를 꺼려하는 신자도 있었습니다. 바울은 양심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강한 양심, 약한 양심의 존재를 말합니다. 지식이 있는 양심으로 행한 선택과 행동 때문에 약한 양심이 더 약해지고 상처받기도 합니다. 다른 이의 약한 양심을 생각하도록 지식 있는 강한 양심의 절제를 강조했습니다. 바울에게 양심이라는 말은 ‘믿음’의 다른 말입니다. 먹을 믿음(양심) 도 있지만 먹지 못할 믿음(양심)도 있습니다(롬 14:1). 지식 있는 강한 양심이 되도록 자기 성장을 구하면서도, 지식 없는 약한 양심의 존재를 위해 절제해야 합니다.

  셋째, 공동체를 위한 지식이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 가진 진정한 영광은 진리이신 예수님이 우리를 죄에서 자유하게 해 준 것입니다(요 8:32). 이 자유는 결코 세상이 구하는 자유가 아닙니다. 마틴 루터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죄에서 자유하게 된 완벽한 자유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스스로 사랑의 종이 되는 자유라고 하였습니다. 이웃과 공동체를 위한 자유인 것입니다. 아버지의 집을 떠난 둘째 아들은 돈이 주는 자유를 추구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비천하게 되는 자유였습니다. 아버지의 집에 있는 것은 자유를 잃은 것이 아니라, 아들이어서 얻게 될 행복과 기쁨이 있는 절제였습니다. 교만하게 된 지식으로 집을 떠나고 신앙마저 버리는 불가지론자, 무신론자, 무교회주의자, 인본주의자가 되어 사랑할 줄도 섬길 줄도 모르는 개인주의적 삶보다는 지식과 가진 것이 부족하지만 이웃을 섬기고 사랑할 줄 아는 삶이 가치 있는 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