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동영상

인생의 봄을 살아가려면

저의 지나온 생의 과정을 돌이켜볼 때 청소년기보다 장년기, 장년기보다 지금의 노년기에 저의 정체성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는 것을 시인해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치유되고 상실된 것이 보상되면서 거짓된 자아의 옷을 벗어버리고 점점 진정한 저의 모습으로 회복되어 가는 데서 오는 변형입니다. 열등감이 다 빠지고, 허구 의식이 많이 빠지게 되고, 교만이 많이 걸러지게 되고, 헛된 욕망의 사로잡힘에서 많이 회복되는 데서 오는 변형입니다. 이러한 변형은 저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그의 능력 안에서 겸손과 온유, 순종을 배워가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 나이 먹음은 부끄러운 것이거나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고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비록 육신적으로는 청년 때와 같지 않지만 노년기에 오고 있는 하나님 나라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노년은 청년기보다 삶을 더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의 계절입니다. 생리적으로는 생의 가을, 또는 겨울일지라도 내면적으로는 생의 봄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 안에서 발생되는 또 하나의 역설이며 신비이기도 합니다.
  부활이 삶의 폐기가 아니고 삶의 변형이라 할 때, 그 변형은 내세적인 것이 아닌 현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인간은 영적 존재입니다. 인간이 영적 존재라는 것은 인간은 다른 피조물과는 다른 존재 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인간이 창조 때부터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존재 방식은 관계에서 살아가도록 지음을 받은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 대해 관계를 가지며, 인간은 하나님에 대해 관계를 가집니다. 이것은 포도나무와 가지의 관계에서 포도나무는 가지와 관계를 가지며, 가지는 포도나무와 관계를 갖는 것과 같습니다. 이 두 관계는 동일한 관계이지만 가지는 전적으로 포도나무에 의존합니다.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관계와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관계에서 동일한 영의 관계이지만,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관계는 하나님의 영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인간 안에 하나님의 영이 내재하지 않으면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관계는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하나님과의 관계의 삶은 내세에서 시작되지 않고 현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의 삶이 시작됩니다. 거기서 새로운 삶의 중심을 찾게 되면서 하나님과 나, 그리고 나와 나 자신, 나와 이웃, 나와 자연이라는 새로운 관계가 형성됩니다. 그 때의 나는 나 홀로가 아닌 영적 관계에 있는 인격이 됩니다. 이러한 인격적 관계에서 치유와 보상, 화해가 이루어져 갑니다.
-모새골에서의 울림3, “부활의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