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동영상

                                           진리를 향한 삶과 죽음, 그리고 영광

                                                                                                                            김범식 목사

   예수의 삶과 정신을 이어가며 복음을 전하는 기독교를 가장 방해하고 심지어 박해했던 사람들이 유대교의 지도자였습니다. 예수님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사도들을 감옥에 가두고 매질하며 예수 이름을 전하게 하지 못하던 산헤드린 공회는, 일곱 집사 중의 한 사람이었던 전도자 스데반을 소환하여 심문합니다. 이유는 율법과 성전을 모독하였다는 것입니다. 스데반은 자신이 믿는 진리를 가지고 공회 앞에 변호합니다.
    성전과 율법이 신앙의 모든 것처럼 집착하는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을 증언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에만 계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조상 아브라함이 고향 메소포타미아에 있을 때나, 가나안 땅에서 나그네가 되었을 때도 함께 하셨고, 요셉이 애굽 땅에 노예로 고난당할 때도, 모세가 미디안 광야에 양치기로 있을 때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 살아갈 때에도, 그들과 함께 하신 하나님입니다.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을 때, 하나님은 인간이 만든 성전에 머물지 않고 천지에 계신 창조주이심을 선포하였습니다. 스데반은 성전이 있든지 없든지, 언제나 어디에서나 우리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을 진리의 근거로 선포합니다. 바울은 이런 하나님을 신앙의 중심으로 삼아,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이 거하시는 처소, 곧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선포합니다. 기독교는 성전, 교회당, 성당 이야기하는 세속종교가 아니라, 하나님과 예수님을 진리의 모든 것이라고 믿고 진리의 길을 찾는 종교입니다. 율법을 모독하거나 거부하는 기독교가 아니라, 오히려 율법에 대한 계속되는 불순종이 유대인의 역사라고 반박합니다.
  스데반은 자신이 바라보는 진리와 믿음 때문에 결국 순교합니다. 이 땅에서의 고난 가운데, 그의 눈은 열린 하늘을 보며, 거기에 있는 주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순교자의 죽음도 영광스러운 것이지만, 때로 믿음 약한 자의 흔들리는 삶,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난과 고통 가운데, 여전히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삶도 하나님이 받으십니다.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에서 극한 박해 가운데 고통당하는 기독교인들을 구하기 위해 예수의 성화를 밟는 로드리고 신부의 선택도 귀한 것입니다. 침묵하는 하나님을 원망하지만, 배교자가 된 그의 영혼에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밟아라, 성화를 밟아라. 나는 너희에게 밟히기 위해 존재하느니라. 밟는 너희 발이 아플 것이니, 그 아픔만으로 충분하느니라.” 인생의 어떤 자리에도 함께 하시는 동반자 예수님입니다. 순교자의 죽음에도, 배교자의 연약한 삶에도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