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동영상

 
                                                      호렙산의 엘리야

                                                                                                                            김범식 목사

    갈멜산의 엘리야 이야기는 승리와 영광의 이야기이지만, 다음 이야기는 선지자 엘리야의 좌절과 낙망을 보여줍니다. 산 정상에 언제나 머물 수 없고, 산 아래에 계속 되는 현실의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끊임없이 다가오는 문제에 좌절하기도 하고, 깊은 영적 피로를 경험합니다. 이런 엘리야를 위로하시고 회복시키셔서 소명의 삶을 계속 살도록 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엘리야에게 특별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먼저 광야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광야에서 하루를 보내며 로뎀나무 아래에서 엘리야는 선지자로서 열심히 살았지만 박해는 심해지고 상황이 바뀌지 않은 것을 하나님께 원망하며 심지어 생명을 거두어달라고 말합니다. 엘리야의 영적 탈진처럼 세상에 서나 신앙생활에서 지칠 때가 있습니다. 한없이 낮아진 자존감으로 엘리야는 자신은 결코 조상들보다 낫지 못한 존재라고 말합니다. 지쳐 잠든 영혼을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어 어루만집니다. 원망과 한탄을 죄라고 정죄하지 않고 위로하며 떡과 물을 먹여 격려합니다. 그리고 40일의 광야생활을 견디어 내고, ‘갈 길’ 을 가게 하였습니다.
     엘리야는 호렙산의 동굴을 피난처로 삼아 살아갑니다. 어두운 동굴은 그의 영적 어둠을 보여줍니다. 선지자 요나가 하나님의 낯을 피해 다시스로 가는 배의 밑창에 숨었던 것처럼, 그는 영적으로 한없이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동굴에 숨은 그를 향해,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고 말씀하실 때에, 엘리야는 열심을 다하여 하나님을 섬겼지만 우상숭배하는 세상은 바뀌지 않고, 자신만 세상에 남겨진 것 같다고 한탄합니다. 이런 엘리야에게 산과 바위를 가르는 바람을 보여주고, 땅을 흔드는 지진과, 산과 나무를 태우는 불을 보여주지만, 하나님은 거기에 계시지 않습니다. 그런 역사를 통해서라도 세상을 바꾸기를 원하는 엘리야에게 하나님은 세미한 음성 (sound of silence)으로 그의 이름을 부르며, 소명의 삶을 확인시켜 주십니다.
    호렙산의 경험은 엘리야에게 말씀으로 인생을 회복시키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합니다. 엘리야를 다시 세상으로 보내셔서 새로운 아람 왕을 세우고, 새로운 이스라엘 왕을 세우고, 새로운 선지자 엘리사를 세우시는 하나님은, 세미한 음성으로 인생을 깨우고,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고 입맞추지 않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세상 곳곳에 세워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입니다. 태풍과 지진과 불이 아니라 세미한 음성으로 영혼을 위로하시고, 힘을 주시고,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