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동영상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김범식 목사

기독교의 진정한 영성과 유산은 결코 물리적인 장소나 성인의 흔적에 있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고난 받으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다가서실 때에, 미래에 닥칠 예루살렘의 불행과 재난을 아시고 크게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베드로는 모든 사람들이 주를 버린다 할지라도 자신은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주님을 부인하고 통곡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타인을 향한 긍휼의 눈물, 자신 때문에 흘리는 죄인의 눈물이 기독교의 영성이며 신앙의 유산입니다. 낮아진 자긍심으로 어부로 다시 돌아갔을 때에, 부활의 주님이 베드로에게 나타나시고 대화하시는 장면이 요한복음 21장에 나옵니다. 베드로는 우리 인생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는 매일 실패하고 있습니다. 성공신화나 부자된 사람들의 책이 베스트셀러로 주목을 받지만, 인생의 삶은 사실 성공보다는 실패가 현실입니다. 아홉 번 실패하고 한 번 성공하였다고 해서, 지난 세월의 실패가 현실이 아닌 것은 결코 아닙니다. 청년실업율이 증가하고, 사업과 일터의 어려움으로 직장을 잃은 많은 분들이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성공을 부추기는 세상과 교회는 사실 눈물 흘리는 인생의 현실로부터 억지 웃음을 짓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의 실패 때문에, 그리고 베드로는 자신의 실패 때문에 눈물 흘린 것입니다.
둘째, 우리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자신을 부인하고 저주까지 한 베드로의 상심을 알고 계신 주님은 베드로의 실패를 결코 책망하거나 정죄하지 않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이 사랑의 확인질문은 실패로부터 베드로를 회복시켜 주시려는 주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제자 베드로라는 멋진 이름이 아니라 어부로 살던 과거의 이름은, 실패 때문에 낮아진 자긍심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agape적인 사랑을 인간은 결코 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베드로의 사랑에 눈높이를 낮추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인간의 부족함을 아시는 주님은 다만 우리에게 사랑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셋째, 우리에게 언제나 기회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이미 마음으로 용서하시고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너는 돌이킨 후에 네 형제를 굳게 하라”(눅 22:32) - 베드로를 향하신 주님의 용서는 그의 삶을 새로운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스스로 요청하여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베드로에게서 사랑의 완성을 보게 됩니다. 인생의 삶에 실패는 다반사이지만, 하나님 안에서 사랑은 결코 실패하지 않습니다. 완성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