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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욱 창대하게 하시고

오늘은 2012년 마지막 주일입니다. 한 해 동안 가정과 일터 그리고 신앙생활에서 열심히 살아온 분들도 있고, 힘들고 어렵게 지내온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한 해가 갈수록 얼굴의 주름살과 흰 머리도 늘어가게 됩니다. 나이 들어 느끼는 외로움과 서러움은 더해 갈지 모르겠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시편 71편 늙은 시인의 기도를 묵상하였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늙어감에 따른 물리적 영적 환경의 고난과 고통을 한탄하면서도, 하나님에 대한 더 큰 신뢰와 찬양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에게 몇 가지 노년의 바램이 있습니다.

첫째 일평생 하나님을 찬양하기를 원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이 일평생 그리고 매일의 삶에 더하기를 소원했습니다. 교인들 중에 직분을 맡고 임기가 정해지면 열심히 일을 하다가도 직분과 임기가 끝나면, 일에 지쳐서 쉬기를 원하고 더나아가서 신앙생활을 등한시하는 분들이 혹 있습니다.“우리가 이 나이 되도록 일해야 합니까?”기력이 쇠하여 가는데 같은 일에 대한 반복으로 탈진과 피로에 쌓인 한탄일 것입니다. 시편의 마지막 찬양들은“나의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나의 평생에 하나님을 찬양하리이다”“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하리이다”(150:6) 라고 하며, 인생의 호흡이 있는 동안 평생 찬양하겠다고 고백합니다. 세월이 가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영혼을 섬기는 일은 일생의 일이고 소원입니다.

둘 째 놀라운 하나님의 일들을 전하기를 소원하였습니다. 세상과 인생에 닥치는일 중에 놀라운 일들이 많습니다. 그것이 뉴스가 되고, 환란과 고통, 그리고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작 놀랍고 기인한 일은 인생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라고 늙은 시인은 고백합니다. 어릴 때부터 의지하던 하나님이 늙을 때까지 함께 해 주시고, 인생의 환란에서 늘 건져주심을 측량할 수 없는 기이한 하나님의 역사라 노래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amazing grace)를 평범한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은 비범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의 일에 놀라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에 놀라워하게 되어 비범하게 된 것입니다.

셋째 노년의 삶이 더 창대하고 견고해 질 것을 소원하였습니다. 오늘 우리 세대가 인생의 연륜을 가지고, 사회가 평화롭게 되고 성숙하게 되기를 기대하는 노년의 지혜를 무시하며 홀대하고 있습니다. 시편 90편 모세의 기도는 덧없는 인생의 짧음을 한탄하지만, 그 인생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로 더 견고하게 됨을 감사하고 있습니다. 늙은 시인은 쇠약해진 육체의“작은 소리”로 하나님의 공의와 구원을 노래합니다. 세월은 육신을 쇠하게 하지만, 은혜의 인생은 더 견고하고 창대해 가는 모습입니다. 2012년 한 해, 세월의 감을 한탄하기보다 은혜가 우리를 견고하게 만들고 있음을 감사해야 하겠습니다.